현금화 안 했다더니…김남국, 코인 수익으로 전세보증금 8억 내

당 지도부에 입장 밝혀…"원금 9.8억 회수"
입장문에는 현재 보유 내역 9.1억만 공개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수익으로 투자 원금에 해당하는 9억8000만원을 회수했고, 이 가운데 8억원을 전세 계약 자금에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의원은 전날 이런 내용을 당 지도부에 밝혔다고 한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9억8000만원을 투자해 이익이 났고 원금을 회수했다. 나머지는 코인으로 가지고 있는데 그게 현재 시세로 9억원"이라며 "그러니까 90% 정도 수익이 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금으로 회수한) 9억8000만원의 사용 용도는 8억원이 전월세 계약이고, 1억8000만원은 은행에 있다"고 전했다.

이는 전날 공개한 입장문에는 없는 내용이다. 여기서는 현재 기준으로 9억1000만원어치의 가상화폐를 보유하고 있다고만 했고, 투자 원금으로 9억8000만원을 회수했다는 내용은 빠져있다.

결과적으로 회수한 원금과 현재 보유한 가상화폐를 더하면 약 19억8000만원으로 이 수익률이 90%에 달한다는 뜻이다.

구체적으로 김 의원은 2021년 1월 13일 보유 중이던 LG디스플레이 주식 전량을 팔아서 마련한 9억8574만원을 가상화폐 초기 투자금으로 사용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가상화폐 가치가 오르자 원금만큼을 은행 예금으로 빼둔 것이다.

하지만 김 의원은 2021년 말 기준 재산공개 내역에서도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당시 예금이 1억4770만원에서 11억1582만원으로 늘었는데 변동 사유를 '보유 주식 매도 금액 및 급여 등'이라고만 적었을 뿐이다.

현행법상 공직자가 가상자산 보유 내역을 밝힐 의무는 없지만, '코인 원금 회수'로 불린 예금을 '보유 주식 매도'로 뭉갰다는 점에서는 도덕성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은 이듬해 신규 전세 계약에 활용됐다. 2022년 말 기준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경기도 안산의 아파트(6억원)와 서울 영등포구 오피스텔(2억원) 전월세 보증금으로 8억원을 지출했다.

그간 김 의원은 '실물인 현금'으로 인출한 440만원 이외에 현금화는 없었다고 꾸준히 주장해오기도 했다. 하지만 코인 차익으로 회수한 원금을 그대로 전세보증금으로 활용한 것은 현금화로 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한다.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이와 관련된 질의에 "그건 김 의원에게 물어야 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던 것 같다"며 "아직까지는 명쾌하게 설명되는 지점에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원금을 찾았고 현재 남아있는 게 9억원 정도로 김 의원이 이득을 본 것은 맞다"고 말했다.

뉴시스는 김 의원에게 현금화 여부에 대한 답을 듣고자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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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