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 추념식은 격이 낮다"는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당시 지도부의 요청으로 제주를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2일 논평을 내고 "지난 4월20일 제주를 방문해 희생자와 유족 앞에 사과했던 것은 지도부의 요청에 의한 '억지 사과'였다는 사실을 실토한 것"이라며 "김재원 최고위원이 자의에서 우러나 잘못을 깨닫고 사죄를 표명하러 제주를 찾은 것이 아니라 징계를 피하기 위한 행보를 한 것이 확인됐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아마 4월4일일 것이다. 김기현 대표가 저에게 '한 달간 좀 자숙하고 조용히 있어 달라. 나머지는 정리하겠다'는 그런 취지로 말을 했을 때 그것을 일종의 징계라고 봤다"고 했다.

이어 "그때 이후에 나온 수많은 이야기들 중에 제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황당한 이야기들이 너무 많았는데도 당대표와의 약속 때문에 전혀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까 너무 악마화됐다"고 덧붙였다.

문제의 발언은 이후 나왔다.

"그래도 이제 이게 징계니까 하는 마음으로 또 이제 광주도 다녀오고 제주도도 다녀오고 이것도 이제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그런 사안이었는데, 그리고 징계를 해 버렸다"는 것이다.

4·3추념식은 격이 낮다는 발언을 한 뒤 유족을 비롯해 제주도의 여론이 악화하자 김 최고위원은 4월20일 제주에서 유족회를 만나 "유족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하고 많은 잘못을 했다.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는데, 제주 방문이 지도부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언급한 것이다.

당시 일부 유족은 "김 최고가 징계 위기에 몰려 쇼하러 온 것이다. 유족들이 들러리냐"고 소리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 도당은 "유족 등과의 만남 당시 '개인 입장'임을 강조하며 당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에 대해선 극도로 꺼렸던 것이 이해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주4·3에 대한 그릇된 망언을 한 달 간 자숙하면 정리될 것이라고 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의 인식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며 "추념식이 국가의례로 격상된 이후 처음으로 김기현 대표와 주호영 원내대표가 동시에 불참한 것은 이런 인식 때문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