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가 기부채납을 받은 어린이공원 일원에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설치하려다 이를 번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근 신축 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이 어린이 대상 안전사고를 이유로 민원을 제기하자 뒤늦게 관할 구청이 주차선까지 그었다가 지웠다.
14일 장안구에 따르면 수원111-5구역 주택재건축정비사업 추진에 따라 지난 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A아파트단지 일대에 총 21면 규모의 거주자우선주차장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해당 정비사업 전부터 기존 형성돼 있던 동네에는 168면이 거주자우선주차장으로 사용됐다고 구청은 설명한다. 이 중 신축 아파트 부지에 수용된 주차면을 제외하면 현재 60면 가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문제는 관할 구청이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는 데만 행정력을 집중하면서 어린이나 노약자 안전사고 가능성 우려를 간과했다는 점이다.
구청 측은 놀이터 시설을 비롯해 주민 체육시설 및 휴식공간이 마련돼 있는 어린이공원 부지 옆 도로변에 주차장 조성계획을 세웠다.
A아파트단지 입주민들은 최근 관할 구청 측이 용역업체를 통해 해당 어린이공원 주변에 주차선을 도색하는 모습을 발견했고, 이를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구청에 제기했다.
구청 측은 이러한 입주민들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수용했다. 이미 칠했던 주차선은 현재 지워진 상태다.
입주민 B씨는 "호매실에서 초등학생이 스쿨존에서 시내버스에 치어 숨진 사건이 발생한 게 얼마나 지났다고 안일하게 어린이공원 옆에 민간도 아니고 구청이 나서서 주차장을 만들려고 하냐"며 "미리 세심하게 따져보지 않은 오락가락 행정이 아쉽다"고 말했다.
장안구 관계자는 "이번에 주택재건축으로 아파트가 지어지고 인근 주택가 주민들을 위해 부족한 주차공간을 확보하던 중이었다"며 "어린이 안전사고에 대한 입주민들의 말씀도 일리가 있다고 판단해 지우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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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 신 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