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정치·표적감사 일삼더니 월권까지"
이달 중 현안질의…감사원법 개정안 신속처리
더불어민주당은 14일 감사원이 전현의 권익위원장 감사 결과 보고서를 임의 수정한 뒤 무단으로 일반에 공개했다며 책임자 파면과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기관에서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감사원 감사보고서 조작 책임자 즉각 파면 및 국정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12일 조은석 감사위원의 문제 제기로 감사원의 악행이 또 한 번 드러났다"며 "감사원 사무처가 전현희 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 결과 보고서를 임의로 수정한 뒤 최고 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의 결재 없이 일반에 공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자룡 헌 칼 쓰듯 정치 감사, 표적 감사를 일삼더니, 이제는 월권에까지 손을 뻗은 감사원의 작태는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의원들은 "감사원장에게 엄중히 요구한다. 헌법기관이기를 포기한 만행을 저지른 자가 누구인지 즉각 조사해 파면하라. 그리고 그 뒷배가 누구인지도 철저히 파헤쳐 반드시 고발 조치하라"고 전했다.
또 "감사원은 헌법기관으로서 권력으로부터 독립적 지위를 가져야 하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 정치적 중립성을 잃고 정권의 돌격대로 변모했다. 방통위, 한국개발연구원 등 이전 정부 임명 기관장 표적 감사, 서해 공무원 피살건, 신재생에너지사업 및 코로나19 백신 수급 ·관리 실태 등 문재인 정부를 노골적으로 겨냥한 정치 감사가 자행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통령실 이전 관련 의혹 등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한 민주당의 감사 요구는 귓등으로도 듣지 않으며 스스로 존재 이유 자체를 지워가고 있다"며 "이제 국회가 나서 감사원의 반중립적, 반독립적 행위의 뿌리를 찾아 뽑아내야 한다. 망가지다 못해 자멸하고 있는 감사원에 헌법정신을 불어넣고 법과 원칙에 따라 운영될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 한다"고 했다.
권칠승 의원은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달에 법사위에서 (감사원) 현안 질의를 하자고 (여당에) 제안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김영배 의원은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에서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제고하고 내부 통제 장치의 작동을 통해서 감사원이 헌법적 독립성을 확보하도록 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에서 사실상 거부, 반대로 현재 제대로 상정심의가 못 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민주당이 반드시 처리해야 할 우선 법안으로 상정할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민 의원은 "이번 사안의 핵심 중 하나가 감사원 사무처가 감사위원회의 의결과 권한을 무시하면서 벌어진 일 아니겠나. 그래서 주요 감사에 대한 진행 등을 감사위원회에서 결정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되지 않았던 부분을 바로 잡는 의미이기 때문에 법사위원들과 협의해서 법안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탄희 의원은 "이번사안의 심각성은 결과적으로 감사원이 헌빕기관으로서의 중립성과 객관성을 현저하게 상실했다는 점"이라며 "이런 사례 중 하나가 감사원장 호화 관사 논란이 있었는데, 당시 이에 대한 감사 계획을 국회에 보고하도록 정식 결정한 바 있다. 그런데 감사원에서 전혀 보고하지 않고 셀프 감사를 통해 셀프 면죄부를 줬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본인들의 문제될 만한 사안에는 아주 허술하게, 편향적 감사를 하고 거꾸로 본인들이 일방적 주장한 내용에 대해서는 아무런 검증, 객관성 담보 장치 없이 내부 절차까지 무시해가면서 이렇게 했다는 점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보탰다.
최강욱 의원은 "감사위원회가 (감사원의) 최종 의결 기관인데 그걸 형해화시켰다는 것이 문제의 근본"이라며 "명백한 위법이기 때문에 단순 정치적 차원의 해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고, 명백하게 형사적 책임을 지울 수 있는 방안까지 강구하도록 하겠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