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가격 따라 분양 양극화 계속될 듯…미분양은 지방만"

서울 청약 최고 82.2대 1…경남 밀양은 신청 '0명'
올 상반기, 지난해 하반기 대비 민간분양 65%↓
"서울·수도권 경쟁률 오르고 지방 미분양 쌓여"

올해 하반기에도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 분양시장 간 경쟁률 차이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에서는 부동산 규제 완화 후 청약을 접수한 단지 중 '엘리프 미아역 1·2단지'를 제외한 모든 단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1순위 청약경쟁률이 가장 높은 아파트 단지는 서울 서대문구 DMC 가재울 아이파크로 82.2대1을 기록했으며, 서울 은평구 새절역 두산위브트레지움이 78.9대1로 그 뒤를 이었다. 경기에서는 파주시 운정자이시그니처 경쟁률이 64.3대1을 기록했고, 광주 상무 센트럴자이도 11.2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지방에서는 입지나 분양가 경쟁력이 있는 일부 단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경남 밀양시에 공급된 수에르떼밀양은 아무도 청약을 신청하지 않아 경쟁률 0대 1로 청약미달률 100%을 기록했다.

또 충남 천안 백석 센트레빌 파크디션은 총 347가구 모집 결과, 164명 신청에 그쳤고, 울산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르크 역시 187가구 모집에 39명만 청약을 접수하면서 대거 미달됐다.

이처럼 분양 시장 양극화가 심화하자 시공사들은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방소재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을 미루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6월까지(16일 기준) 전국에 공급된 아파트 민간분양(특별+일반공급) 물량은 4만2623건으로 지난해 하반기(12만2879건) 대비 약 65% 감소했다.

특히 대전광역시와 세종특별시는 올해 상반기 분양 물량이 전무했고, 울산광역시(4504가구→193가구), 전라남도(4272가구→72가구) 등 지역에서도 분양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올해 하반기에도 분양시장 양극화 계속…분양가 상승 계속"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분양시장 역시 이러한 양극화가 계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분양상품의 상품성은 입지와 가격이 결과를 좌우하기에 분양시장의 양극화는 당분간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다. 적어도 올해와 내년까지는 지속될 것"이라며 "서울지역은 공급 물량 자체는 크지 않지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반면, 수도권은 서울보다, 지방은 그보다 더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양극화 현상은 하반기에도 크게 나아질 거 같지는 않다. 인구의 감소로 지방소도시는 소멸될 것으로 예측되는 마당에 당연한 수순으로 보인다"며 "다만 아직 인구가 탄탄한 수도권, 산업단지나 일자리가 많은 지방 도시, 교통 호재나 수도권 접근성이 편리한 지방은 하반기에 살아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하반기에도 양극화는 심해질 것 같다. 서울은 당연히 분양이 잘 될 것이고, 수도권 중 서울 진입 요건 및 광역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진 신도시들도 서울 못지 않게 경쟁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다만 지방은 미분양이 더 쌓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지방 등 일부 지역은 청약이 미달되거나 미분양 증가로 분양 시기를 조절하는 양극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서울과 부산 등의 핵심지에서의 가성비 높은 물건(급매물, 신축 분양 등)에 대한 선점 경쟁은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의 추가 규제 완화에 따라 공급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연구원은 "하반기에도 건설사들은 눈치 싸움을 하면서 여전히 공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4월에 총선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에 추가로 규제 완화 정책이 나온다면 공급이 활발해질 수 있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지난 4월 기준 7만1365가구를 기록하고 있는 미분양 주택에 대해서는 서울 및 수도권 지역을 위주로 해소가 되고 있다면서도 지방 내 적체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후 시공사들의 신규 공급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 연구위원은 "전국 미분양물량이 소폭 증감하는 것은 개별 분양주택의 상품성에 따른 실수요가 원인이기 때문에 소폭변동에 크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며 "하반기에도 미분양이 크게 감소할 여지는 크지 않으나 이것은 전국 단위의 얘기일 뿐 주택수요가 여전히 충분한 서울 같은 곳은 상황이 다를 것이다. 당장 노량진 수방사 부지 공공분양만 봐도 바로 완판이 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고 대표 역시 "미분양은 전국적으로 보면 많지만 서울은 아파텔이나 나홀로아파트 등 1000건 내외 밖에 남지 않았고 수도권도 6000여건 정도로 많이 해소가 되고 있다"며 "다만 지방은 미분양 리스크가 남아있어 우려가 되는 상황이다.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 자금융통에도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시공사도) 신규 사업을 하기가 굉장히 곤란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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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조봉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