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대여 후 안 돌려줘
"법 따라 이자 제한돼야" 주장
1·2심 모두 "코인, '금전' 아냐"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금전'에 해당하지 않아 이자제한법·대부업법 등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7-2부(부장판사 차문호·오영준·홍동기)는 비트코인 취급업체 A사가 B사를 상대로 청구한 가상자산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지난 15일 1심과 같이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B사는 지난 2020년 10월 A사로부터 개당 2654만원 상당의 비트코인 30개를 대여하고 매월 5%의 이자를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연이율로 환산하면 연 60%로, 당시 법정최고이자율인 연 24%를 훨씬 웃돈다.
B사는 연 60%에 해당하는 이자를 총 2회 지급했고, 이후 양측은 합의를 통해 연 30%, 10% 수준으로 이자율을 순차 조정했다.
그런데 B사는 대여한 비트코인을 정해진 기한까지 A사에 돌려주지 않았고, 이에 A사는 B사에 비트코인 반환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B사는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에 따른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연 60%, 30% 이율로 지급된 이자에 대해서는 채무가 변제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고이자율에 따른 이자 초과분을 기존 채무에서 상계(같은 액수만큼 소멸시키는 것)해야 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심은 "비트코인은 금전이 아닌 가상자산인 만큼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가상자산에 대해서는 법정최고이자율에 따른 제한을 가하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B사가 A사에서 대여한 비트코인 30개 모두를 돌려주고 10%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비트코인 형태로 지급이 어려울 경우 비트코인 개당 가격을 변론종결 당시 시세에 해당하는 약 2700만원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도 덧붙였다.
항소심도 1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B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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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