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정부해법 거부 피해자들 "日에 물러서지 말아야"

日강제동원 배상 원고 중 '3자 변제' 거부 생존 피해자 2명
양금덕 할머니·이춘식 할아버지…"그런 돈 안 받는다" 확고

일제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배상을 거부한 생존 피해자들이 일본의 진정한 사죄가 있기 전까지는 물러설 수 없다고 거듭 밝혔다.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 동원 피해자 양금덕(94) 할머니는 20일 오후 광주 서구 양동 소재 자택에서 문안 방문한 박석운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대표와 만나 "내가 돈(대위변제 손해배상금)을 받아서 어디에 쓰겠느냐. 그런 돈은 추잡스러워서 안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든지 돈을 마다하는 사람이 어딨겠느냐. 그러나 내 정신만은 그런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모든 국민이 마음 편하다 할 정도로 이 문제(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가 해결될 때까지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염원도 밝혔다.

1943년 당시 신일철주금(현 일본제철)에 강제로 끌려가 고초를 겪은 이춘식(101) 할아버지도 정부의 대일외교에 대해 "잘못하고 있다"고 따끔하게 말했다.

이 할아버지는 이날 자택을 찾아온 박 대표에게 "정부가 일본에게 좀 더 세게 나가야 하는데 짝짜꿍(서로 손뼉을 마주치는 재롱)만 하고 있는 것 같다. 내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서 더 강력하게 나가서 해내는 것이 대통령이다.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잘 못한다"고 했다.

2018년 대법원의 일본 전범기업의 강제동원 피해 배상 판결과 연관 있는 피해자는 15명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제3자 변제 판결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는 피해자와 유족은 현재 4명이다. 강제동원 생존 피해자는 광주에 양 할머니와 이 할아버지가 유이하다.


이날 광주를 찾은 박 대표는 이들 생존 피해자들과 만나 안부를 살폈다. 굳은 연대 의지도 표명했다.

박 대표는 두 생존 피해자에게 "정부가 일본에 옳은 말 못 하고 정의롭게 대하지 못해 국민 모두가 속이 상한다. 강제 동원 피해 당사자들이 앞장서서 버텨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강제동원 문제 해결에 함께 하기 위해 모든 이들의 정성을 모으고 있다"라면서 조만간 전국 단위의 대대적인 연대 행동에도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은 지난해 8월 610여 개 전국 시민사회·종교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여하는 연대단체다. 단체 공식 명칭은 '역사정의와 평화로운 한일관계를 위한 공동행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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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