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족도 잡아먹는 신종 섬모충 국내서 첫 발견

작년 4월 강릉 남대천서 채집…동족포식 습성 밝혀내
명칭 '텟메메나 폴리모르파'로…국가생물종목록 추가

환경부 산하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동일한 종의 다른 개체를 먹이로 삼는 신종 섬모충을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섬모충은 지난해 4월 강릉 남대천에서 채집됐다.



배양 중 크기와 형태가 다른 소형 세포, 대형 세포, 거대형 세포가 관찰돼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한 결과, 동일한 종인 동시에 이때까지 보고된 바 없음을 확인했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이 종의 형태가 여러 가지로 변한다는 의미를 담아 이름을 '텟메메나 폴리모르파'(Tetmemena polymorpha)로 지었다. 이는 여러 가지라는 뜻의 폴리(poly)와 모양이 변한다는 모르파(morpha)의 합성어다.

이번에 발견한 텟메메나 폴리모르파의 일부 개체는 먹이가 부족한 환경에서 몸과 입이 큰 거대형 세포로 바뀌어 동족의 소형 세포를 잡아먹는 생존 전략을 갖고 있었다.

동족포식의 습성은 텟메메나 폴리모르파가 속한 '하모충아강'(下毛蟲亞綱)에서는 알려진 바 없다. 대신 '독포아강'(毒胞亞綱)의 섬모충류에서는 알려져 있다. 이런 독특한 습성은 서로 다른 종의 섬모충이 몸의 형태와 포식의 습성이 서로 비슷하게 진화해 환경에 적응한 '수렴진화'의 결과라는 게 낙동강생물자원관 측 설명이다.

낙동강생물자원관은 강릉원주대 정재호 교수 연구진과 함께 텟메메나 폴리모르파를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생물을 기록하는 국가생물종목록에 추가할 예정이다.

정남일 낙동강생물자원관 미생물연구실장은 "이번 연구 결과는 수렴진화의 증거를 미소생물인 섬모충에서 발견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앞으로도 담수환경에 서식하는 미지의 생물종을 찾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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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