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간 한 차례 연장
기소 뒤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들 조사 방침
'김인섭 친분' 정진상·이재명도 소환할 듯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 등의 자금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민간 개발업자가 이번주 재판에 넘겨진다.
백현동 사업의 '로비스트'로 지목된 인물에 이어 민간업자까지 수사한 검찰은 성남시 관계자들을 겨냥한 배임 의혹 수사에 주력할 전망이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번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등 혐의를 받는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를 구속기소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2013년 7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알앤디PFV 및 자신이 실사주인 아시아디벨로퍼 등을 통해 공사·용역 대금 과다지급 등의 방법으로 자금 약 480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을 받는다. 정 대표는 지난 9일 구속된 뒤 오는 28일까지 구속기간이 연장됐다.
검찰은 정 대표 구속기간 동안 정 대표를 수시로 불러 횡령·배임 혐의를 조사했다. 또 김인섭(구속기소)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에게 성남시에 대한 로비를 청탁하고 그 대가로 77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알앤디PFV는 백현동 사업으로 분양이익 3185억원을 얻고 이 중 700억원은 성남알앤디PFV의 최대주주(46%) 아시아디벨로퍼에게 배당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처럼 정 대표가 막대한 이익을 얻고 그 이익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할 수 있었던 배경엔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참여 배제 등 성남시를 상대로 한 로비가 있었다고 보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에게 로비를 했고, 그 결과 ▲부지 용도지역 변경(자연 보전녹지지역→준주거지역) ▲주거용지 비율 확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업 참여 배제 등이 이뤄졌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2006년·2010년·2014년 지방선거에서 성남시장으로 출마한 이 대표를 지원하는 등 이 대표 측과 친분을 쌓고 이를 사업 관련 청탁에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백현동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고 정 전 실장은 성남시 정책비서관이었다.
검찰은 김 전 대표 공소장에 "김인섭은 이재명·정진상과의 밀접한 관계 및 호남향우회 인맥 등을 이용해 성남시의 각종 사업에 대한 인허가 뿐만 아니라 성남시 공무원의 인사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소위 '비선 실세' 로 통했다"며 "성남시 소속 공무원들도 이들의 특수 관계 및 김인섭의 영향력을 잘 알고 있었다"고 적었다.
앞서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전 대표는 최근 열린 공판에서 정 전 실장에게 옥중 청탁을 했다는 진술과 주거용지와 R&D 용지 비율 관련 청탁 등은 사실과 다르고, 자신이 비선실세도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 측은 관련해 여러 물적·인적 증거는 충분하며 "동업을 한 만큼의 역할이 없이 대관 업무를 했기 때문에 혐의 입증이 명확한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정 대표 조사를 통해 김 전 대표의 성남시 청탁 정황을 보강한 검찰은 향후 성남시 전·현직 공무원 등을 불러 배임 의혹을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성남시 관계자들의 배임 혐의 수사가 백현동 사건의 본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달 김 전 대표의 고향 후배이자 백현동 사업 당시 실무를 맡았던 성남시 공무원 김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당시 사업 관련 업무를 맡았던 실무진 조사 뒤엔 정 전 실장과 이 대표도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배임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법원.검찰 / 김금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