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자들이 분리기소된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중 뇌물 공여자 등에 대한 판단을 맡은 재판부가 사건을 하나로 합쳐 심리하자고 주장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제3자 뇌물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뇌물 공여 혐의 등을 받는 두산건설과 네이버 전 임원 등은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데 이를 하나의 재판부가 담당하자는 것이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동원)는 26일 두산건설과 네이버 전직 임원, 성남시 전 공무원, 성남FC 전 대표 등에 대한 두 번째 공판 준비 기일에서 "뇌물 사건은 수뢰·공여자를 하나의 사건으로 보고 기소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사건은 분리 기소된 상황"이라며 "주범이 기소된 서울중앙지법으로 사건을 보내거나 아니면 성남으로 가져와 하나의 재판부가 담당해 처리하는 게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따로 재판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사건은 충분히 같이할 수 있다"며 "두 개의 재판부가 심리를 하면서 각각 수십명에 대한 증인을 여러 차례 소환해야 하는 절차적인 문제도 있고, 법원 판단에 대한 신뢰성 등을 생각해 보면 동일한 수사 기록을 가지고 판단하는 이 사건은 하나의 결론이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양측 의견을 들어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검찰은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검찰 측은 "이재명 대표의 경우 이미 서울 중앙에 기소된 사건이 있는 점을 고려했고, 나머지 피고인은 원칙대로 성남에 기소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최종 결정권자이기는 하나 이 사건 실행을 한 이들과 공여자들은 전부 성남에 기소돼 있으므로 분리된 상태에서도 충분히 판단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서울중앙에서는 대장동과 위례 사건 심리가 먼저 진행될 예정이라 증인신문 기일 등을 조율하는 데도 문제가 없을 것 같아 최초 기소된 대로 나눠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 일부도 방어권 문제 등을 들며 우려를 표했다. 한 변호인은 "수뢰·공여자에 대한 판단이 다를 수 있는 점 등 재판부의 우려는 이해한다"면서도 "사건이 서울중앙으로 넘어가면 피고인으로서는 재판이 많이 지연되는 측면이 있어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재판부는 한 차례 더 준비 기일을 열고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 및 재판 절차와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 측 의견서 등을 받아본 뒤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다음 재판은 오는 9월5일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