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도로 속도도 최대 13.5%까지 줄어
서울시, 연내 통행료 정책방향 최종 결정
두 달간 실시한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일시정지 기간 동안 터널 통행량은 늘고 도심지역 통행속도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혼잡통행료 정책에 대한 시행효과를 시민과 함께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일시정지 모니터링 결과를 27일 발표했다.
1996년 11월11일부터 시행된 혼잡통행료 징수는 도심 진입하는 차량이 아닌 상대적으로 혼잡이 덜한 외곽지역으로 빠져나가는 차량까지 부과한다는 점과 2000원인 혼잡통행료가 현재 물가수준에 비해 저렴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로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지난 2월에는 '서울특별시 혼잡통행료 징수조례' 폐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이에 시는 정책효과를 현장에서 확인하기 위해 1단계로 3월17일부터 4월16일까지 외곽지역인 강남방향으로 나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면제했다. 4월17일부터 5월16일까지는 2단계로 도심 진입 차량과 강남방향 진출차량 양방향 모두 통행료를 받지 않았다.
시는 면제기간 남산터널을 포함한 주변 도로들의 교통량 및 속도 데이터를 서울 TOPIS로부터 실시간 수집하고, 서울연구원과 함께 혼잡통행료 면제시 도심 및 외곽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단계별로 직접영향권, 간접영향권을 구분해 지역별 주요도로의 통행량 및 속도를 비교분석 했다.
직접영향권은 삼일대로, 소공로(도심방향), 한남대로, 녹사평대로(강남방향)를 선정했고, 간접영향권은 종로, 을지로, 퇴계로 등 8개 도로를 대상으로 했다. 실험단계는 시행전(3월10~16일), 강남방향 면제(4월10~16일), 양방향 면제(5월8~12일), 정상징수(5월22~26일)로 나눴다.
시에 따르면 평시 혼잡통행료 징수시간대(오전 7시~오후 9시) 기준 7만5619대였던 남산터널 통행량은 강남방향을 면제한 1단계 때 7만9550대로 약 5.2% 늘었다. 양방향을 면제한 2단계에서는 8만5363대로 12.9% 증가했다. 재징수를 시작한 5월17일부터는 면제 전과 유사한 규모인 7만5270대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주요 우회도로인 장충단로(청계6가~버티고개삼거리)와 소파길(퇴계로2가 교차로~남산순환로 백범광장)의 통행량(오전 7시~오후 9시)은 시행 전 하루 26만7439대에서 1단계 기간 26만944대로 2.4% 줄었다. 2단계 기간엔 25만6844대로 4% 가량의 감소폭을 보였다.
도심지역 도로 통행속도는 대체적으로 줄었다.
강남방향 면제시 통행속도는 직접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강남방향에서 각각 8.8%(26.1㎞→23.8㎞), 6.2%(22.5㎞→21.1㎞)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에서는 3% 미만 소폭 감소했다.
남산터널 강남방향 외곽지역(용산)은 터널남단에서 연결되는 한남대로와 녹사평대로에서 2.8%(33.0㎞→32.1㎞), 5.7%(34.3㎞→32.3㎞) 감소했다. 상시 차량이 많고 혼잡한 도심과 달리 이들 도로는 퇴근시간대 상습정체 구간인 터널남단에서부터 약 500m 구간을 제외하면 큰 혼잡이 발생하지 않았다.
양방향 면제시 직접영향권 도로인 삼일대로와 소공로 도심방향 통행속도가 각각 9.4%(24.2㎞→22.0㎞), 13.5%(17.5㎞→15.1㎞)까지 줄었다. 강남방향 감소세는 10.2%(26.1㎞→23.4㎞), 4.9%(22.5㎞→21.4㎞)로 조사됐다. 을지로·퇴계로·남대문로 등 대부분 간선도로에서는 5~7.6%가 감소했다.
서울시는 남산터널을 통해 진입한 차량들이 바로 을지로와 퇴계로 등 상시 차량이 많은 도로를 이용해 도심권 혼잡에 영향을 미쳤지만, 강남방향 외곽지역은 남산터널 강남방향으로 진출한 교통량이 증가했음에도 12차로 한남대교나 강변북로 등 도시고속도로로 분산되면서 교통소통에 미치는 영향이 적었던 것으로 분석했다.
시 결과 자료를 토대로 서울연구원 등 전문가 집단과 심도 있는 논의를 지속하고, 시민들의 목소리도 충분히 경청해 혼잡통행료 정책방향을 올해 안으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2개월 간의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일시 면제 실험에 이어 교통량 및 속도 변화까지 확인한 만큼, 향후 교통 수요관리 정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연말까지 충분한 검토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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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취재본부 / 백승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