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희 감사' 설전…민주 "권한 밖 강요·기망" vs 유병호 "단군 이래 최대 열람"

野-감사원, 전현희 권익위원장 감사 공방
민주 "주심 감사위원 '열람' 버튼 안 눌러"
유병호 "단군 이래 최대 열람…권한 넘어"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문제 삼으며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을 향해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감사원이 전 전 위원장의 감사 결과를 의결하는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의혹을 두고 감사원 측과 설전을 벌였다.


▲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김의겸 의원은 "조 감사위원이 감사보고서 '열람'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도 최종보고서가 결재됐다. 전자정부법에 따라 열람을 눌러야 법적 효력이 인정된다"며 유 사무총장이 승인 없이 보고서를 결재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유 사무총장은 "결재 승인권자는 저다"라며 "단군 이래 조 위원이 (감사보고서를) 제일 많이 열람했다"며 "위원회 의결이 되지 않은 것도 직원들을 강요하고 (내용을) 많이 고쳤다. 감사원에 27년 있었는데 그렇게 열람을 자주 하는 건 처음 봤다"고 반박했다.

이어 "열람을 수차례 했고, 직원들을 압박하고 강요해서 논의되지 않은 사실과, 사실관계에 배치되는 부분까지 고치라고 기망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이 "감사위원의 열람이 공란임에도 최종 결재가 완료됐다"고 지적하자, 유 사무총장은 "74년간 모든 의원들이 다 (결재를) 눌렀는데 저분만 누르는 데 소극적이었다. 그만큼 원안에서 이탈한 거다. 권한 범위를 넘어서 강요하고 기망했다"고 했다.

이후 야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유 사무총장의 답변 태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소병철 의원은 "감사원 사무총장이라는 사람이 나와서 본인들의 감사위원을 '중범죄'라고 말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내부에 대해 이렇게 심한 표현을 하는 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감사원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복무 감사를 실시한 결과서를 공개했다. 이후 해당 감사 주심이었던 조은석 감사위원이 '감사위원 최종 결재 없이 시스템에 등록했다'며 이의를 제기함에 따라 논란이 불거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최 감사원장에게 지난 1일 전현희 전 위원장의 감찰 결과를 논의한 감사위원회 회의 녹음파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김영배 의원은 "사무총장을 비롯한 보조기구가 감사위원들을 노골적으로 겁박하거나, 감사위원회 회의를 방해하는 언행이 녹취록에 고스란히 담겨있다"며 "녹음파일 자료는 반드시 우리가 들어야 한다. 제출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박주민 의원은 "녹음파일이나 녹취록이 회의록과 차이가 없다면 내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라며 "(감사원에서) 내지 않겠다는 건 회의록보다 더 깜짝 놀랄 내용이 녹취록에 담겨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 감사위원의 출석도 요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유 사무총장 주장대로라면) 조 감사위원은 단군 이래 최초의 이상한 사람"이라며 "그게 아니라면 지금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야 간 협의를 제대로 해서 법사위에 출석하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표적 감사'를 규탄하기 위해 이날 오전 감사원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유 사무총장의 파면과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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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