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하던 수도권 아파트 입주율 석 달 만에 하락
규제 완화·금리 동결로 주택 매수세·거래량 회복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로 회복세를 보이던 수도권 지역 아파트 입주율이 석 달 만에 다시 하락 전환했다.
통상 아파트를 분양받은 실수요자는 기존주택을 매매하거나 임대로 살고 있던 집의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한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기존주택 매매가 쉽지 않거나, 전셋값 하락으로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일을 발생하면서 입주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평년 수준 이하고, 세입자마저 구하기 어려우면거 적체 물량 해소에 한계가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08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월 1만1555건 대비 47.9% 늘어난 것으로, 2019년 9월(2만1055건) 후 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다. 이 기간 최소 매매량을 기록한 작년 10월(5114건)과 비교하면 3.3배가량 늘었다.
지역별로 서울과 인천, 경기 모두 전월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2021년 말 수준을 회복했다. 5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3711건으로 1년 전보다 56.5% 증가했고 같은 기간 인천도 53% 늘어난 2707건으로 집계됐다. 경기 역시 1만670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43.9% 증가했다.
지난달 수도권 입주율이 석 달 만에 다시 하락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 대상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전국 입주율은 63.6%로, 5월(66.7%) 대비 3.1%p(포인트) 하락했다. 수도권은 80.1%에서 78.5%로 1.6%p, 지방은 63.9%에서 60.4%로 3.5%p 감소했다.
서울(86.7%→84.5%)과 인천·경기권(76.7%→75.5%) 모두 하락했다. 지방에선 강원권(56.2%→50.0%), 대전·충청권(68.5%→61.0%), 대구·부산·경상권(66.3%→ 61.5%) 입주율이 하락한 가운데 광주·전라권(56.8%→57.5%), 제주(62.2%→72.2%)는 크게 올랐다.
미입주 원인은 '기존 주택 매각지연' 49.1%로 가장 많았다. 기존 주택 매각지연은 전월(44.0%)보다 5.1%p 상승했다. 세입자 미확보(26.0%→21.8%)와 잔금대출 미확보(20.0%→16.4%)는 각각 4.2%p, 3.6%p 하락했다.
한편 6월 대비 이달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적으로 85.5에서 76.0으로 9.5p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수도권은 3.1p(87.3→90.4) 상승, 지방은 12.1p(85.1에서 72.9) 급락하며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낮은 입주율은 건설업체의 자금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파트 입주율은 전체 아파트에서 입주를 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주택의 비중을 뜻한다. 분양가는 계약 시 10~20%, 중도금 60%, 나머지 잔금 20~30%를 분납한다. 결국 100% 분양됐더라도 입주일이 낮으면 건설업체의 자금 운영 차질이 불가피하다.
주산연 관계자는 "입주전망지수는 작년 9월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우상향하고 있었는 데 이달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주택시장 양극화로 오히려 떨어졌다"며 "주식사업자들의 시장회복 기대감 조성에도 불구하고 불안요소가 여전해 견고한 입주 시장 화복은 어려워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지방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높은 미분양 물량과 신규 분양 물량에서 기인한 것으로 시장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