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45분 간 양자 회담…"한중, 뗼 수 없는 관계"
美 대중 포위 동참-한미일 및 서방 밀착 견제 포석
"대만 문제는 中 핵심 이익…하나의 중국 존중해야"
중국 외교라인 1인자인 왕이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은 14일 한국에 "한·중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면서 제3국의 간섭을 배격하고 '화이부동'(和而不同·조화를 이루되 같아지지는 않음)의 자세로 관계를 회복하자고 촉구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포위 정책에 무작정 동참하지 말고 자주적인 외교 정책을 펼 것을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미일 및 서방의 밀착 정세를 의식한 발언으로도 풀이된다.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대처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15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보도자료를 통해 왕 위원이 전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을 만났다면서 이 같이 전했다. 왕 위원은 건강 문제로 불참한 친강 외교부장(장관) 대신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외교장관회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다. 박 장관과 왕 위원은 ARF 계기로 45분 간 양자 회담을 했다.
왕 위원은 "한국과 중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하고 있으며 멀리 옮길 수도 없는 가까운 이웃"이라며 "경제적 상호보완성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반자"라고 운을 똈다.
이어 "한국에 대한 중국의 선린우호정책은 지속성과 안정을 유지하며 제3자를 겨냥하거나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한중 관계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으로 잘 진행될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한중 관계는 더 많은 어려움과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것은 양국 국민의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상호 존중 정신에 입각해 '화이부동'의 군자적 도리를 추구하고 소통을 강화하며 상호 신뢰를 회복해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 궤도로 되돌릴 용의가 있다"면서 "30년 수교 성과가 먼지를 뒤집어 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중은 지리적 근접성, 경제 통합, 문화적 유대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고, 간섭을 제거하고 화합하며 각급 교류를 재개하고 호혜협력을 확고해 추진해야 한다"며 "양국 관계에 더 많은 긍정적인 기대를 불어넣고 양국 국민에게 더 많은 혜택을 가져다주며 지역의 평화와 안정적인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왕 위원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고 신중하게 처신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에 핵심이고, 한중 관계의 정치적 기반과 기본 신의가 달린 문제"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 신중하고 적절하게 대처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한중은 가까운 이웃이자 전략적 파트너"라면서 "양국 관계의 원활한 발전은 양측 공동 이익이 부합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호응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또 박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한국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상호존중과 호혜 원칙에 근거해 양국 각 분야 교류와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새로운 30년을 열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중국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 외교부는 '북한'을 적시하진 않았지만 "양국 장관은 한반도 정세 등 공통 관심사인 국제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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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