깡통법인 만들어 약 154억 챙긴 일당 7명 검거·1명 구속
깡통전세 악성임대인·공인중개사 등 25명 검거·1명 구속
깡통 법인을 만들어 담보대출을 받은 후 미분양 오피스텔을 사들이는 이른바 '무자본·갭투자' 수법으로 세입자들로부터 전세보증금 수백억원을 빼돌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부산 곳곳에서 135가구의 전세보증금 약 154억원을 빼돌린 일당 7명을 범죄집단조직죄와 사기 등의 혐의로 검거하고, 이 중 바지 임대인 A(30대)씨를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9년 1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A씨를 바지 임대인으로 내세워 소위 '깡통 법인'을 매수·설립해 법인 명의로 담보대출을 받아 미분양 오피스텔 174채를 사들이는 이른바 '무자본·갭투자' 수법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 명의를 빌려 실제 임대를 한 주범이 B(40대)씨임을 확인했다.
B씨는 부동산을 중개·관리해 줄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들을 끌어들이며 "법인 소유 물건은 안전하다. 임대인이 건물 여러 개를 가지고 있다"며 과도한 은행 근저당을 의심하는 세입자들을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일부 중개보조원은 깡통 법인 직원 행세를 하며 A씨를 대리해 계약하기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들은 미분양 오피스텔을 매입하면서 대출금액을 늘리기 위해 매매대금을 20~30% 부풀리거나 허위의 소득증빙서류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6개 금융기관 상대로 209억원 상당의 대출사기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또 2020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빌라 건물 여러 개를 같은 무자본·갭투자 방식으로 매입하고 세입자 210여명으로부터 전세보증금 166억원 상당을 가로챈 C(50대)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 3명 등 8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여기에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깡통전세 등 보증금을 미반환해 세입자 60여명으로부터 58억원 상당을 가로챈 건설업자 임대인, 건축주, 공인중개사 및 보조원 등 총 14명을 사기와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아울러 2019년 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갭투자로 여러 개의 원룸 건물을 매수해 임대업을 하던 중 세입자 70여명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 50억원 상당을 반환하지 않고 잠적한 임대인 부부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특히 피해자 구제를 위한 전세사기 범죄수익 보전에도 적극 노력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며 조직적 사기 구조를 파악하고 범죄집단조직죄를 적용해 법원으로부터 108억원 상당의 범죄수익 추징보전 인용 결정을 이끌어냈다"며 "추가로 4억원 상당의 부동산 등에 대해서도 범죄수익 보전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24일까지였던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 기간이 올해 연말까지 연장돼 각종 유형의 전세사기를 철저히 수사하고 전세사기로 고통받는 피해자 구제를 위하여 범죄수익 보전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1일 전세사기 특별법(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 안정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되면서 전국 지자체가 전세사기 피해자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신청을 받고 있다.
전세사기 피해자로 최종 결정되면 경·공매 유예 및 정지, 경·공매 우선매수권 부여, 대출 등 금융지원, 긴급복지지원 등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경남본부장 / 최갑룡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