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입김에 세수추계 오락가락..."민간 독립기구 추계해야"

예정처, 세수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 발간
GDP 감안한 세수오차율 증가세 1.3→3.8%
세입전망·세출예산 조직 통합때 정책의지 반영
올해도 대규모 오차 예상…재추계 결과 9월 발표

올해도 대규모 세수 오차가 예정된 가운데 행정부와 독립된 기관이 세수추계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8일 국회예산정책처 '세수오차의 원인과 개선과제'에 따르면 시대별 경기변동률을 감안한 상대적 오차율은 2000년대 이후 점점 커지고 있다.

1970~2022년간 세수오차율 평균은 5.7%인데 이는 코로나19 직후인 2021년 17.8%, 2022년에도 13.3%를 기록했다.

세수오차율을 실질국내총생산(GDP) 표준편차로 나눈 상대적 오차율은 1970년대 2.6%였다. 이는 1980년대와 1990년대 1.3%를 유지하다가 2000년대 1.7%, 2010년대 3.7%로 상승했다. 2021년과 2022년을 포함하면 3.8%까지 상승한다.

경상GDP 표준편차 대비 세수오차율은 1970년대 1.0%, 1980년대 1.4%, 1990년대 1.0%로 떨어진 뒤 2000년대 1.8%, 2010년대 2.2%, 2010~2022년 2.7%로 올라간다.

규모로 보면 2019년 -1조3000억원에서 2020년 오차액이 -6조5000억원이 모자랐으나, 2021년과 2022년에는 각각 61조3000억원과 52조5000억원의 세수가 더 들어왔다.


예정처는 "경기변동이나 모형 요인 이외에도 세입전망 업무에 정치적 영향력이나 정부의 정책의지 등이 개입할 여지가 있으면 세수추계의 정확성이 훼손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세입전망 담당기관인 기획재정부는 세입정책뿐만 아니라 세출예산 및 경제정책업무를 총괄해 세입전망에 정부의 정책의지 개입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1994년 12월31일 이후부터 1998년 2월까지 예산실과 통합돼 재정경제원으로 운영됐다. 1998년 2월 예산실이 외청으로 독립한 이후 예산실과 재정경제부는 분리됐다. 이후 2008년 2월 정부조직 개편으로 기획예산처는 재정경제부와 다시 통합돼 기재부로 기관명칭이 변경됐다.

예정처는 세입전망 조직과 세출예산 편성 조직이 통합돼 있을 경우 정부 정책의지 등이 세입전망에 반영되면서 보수적인 세입전망 경향성은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005년 국제통화기금(IMF) 보고서를 인용해 행정부와 의회 간 재정 권한의 배분이 재정전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뒷받침했다.

일례로 행정부가 제안한 예산안을 의회가 증액시킬 가능성이 큰 경우 행정부의 세입예산은 보수적으로 편성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예정처는 캐나다 등은 재정전망 시 정부 전망치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전문기관과 협업을 통해 전망의 객관성을 높이거나 독립재정기구의 행정부 견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독립적 기관을 통해 전망 결과를 사후적으로 점검하는 등 세입전망의 객관성과 절차의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예정처 관계자는 "각국의 사례를 참조해 세입전망에 정치적 영향력이 개입할 여지가 없도록 전망업무 또는 조직의 독립성을 제고하고 전망 과정의 투명성 및 객관성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며 "세입예산 편성 이후라도 경기나 세수흐름의 이상징후 관측시 이를 반영해 세입예산을 수정하는 절차를 고려할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도 대규소 세수 오차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재부는 지난해 추계 당시 올해 세수가 400조5000억원 들어올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상반기까지 국세수입은 296조2000억원에 그쳐 1년 전보다 38조1000억원 줄었다.

기재부는 올해 세수를 재추계한 결과를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수 재추계 결과는) 9월 초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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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