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차이로 금리 오를라"...디딤돌·버팀목 금리 인상에 발 동동

국토부, 8월 중 디딤돌·버팀목 대출 금리 0.3%p씩 인상
고정금리 디딤돌, 시행 전 대출 신청 시 기존 금리 적용
변동금리 디딤돌·버팀목은 변동금리…실행일 기준 적용
구체적 시행 시점 30일 전후 예측…"최대한 빠르게 추진"

"8월 중으로 버팀목 대출 금리가 오른다는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은행으로 뛰어 왔어요. 일단 대출 신청은 해 놓았는데 이삿날이 다음달이다 보니 인상된 금리를 적용 받을 것 같아 아쉽네요."



서울시 관악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지난 17일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확인하고 청년 전용 버팀목 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곧바로 은행으로 달려갔지만 기존 금리를 적용 받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은행 영업점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모두 문의를 해보았는데 버팀목 대출은 오르는 금리 적용 기준이 실행일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이번이 청년버팀목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서 이사 전에 미리 상담도 받고 대출이자도 다 계산해 놓았는데 갑자기 금리 인상 소식을 들어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달 중 서울 은평구로 이사를 가기 위해 집을 알아보고 있던 30대 직장인 B씨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B씨는 "지금 당장 집을 계약하고 대출을 신청해도 대출이 실행되기까지는 2~3주 정도 시간이 소요될텐데 금리가 오르기 전에 대출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부지런히 집을 구할 걸 그랬다"고 말한 뒤 한숨을 쉬었다.

정부가 주택청약종합저축 금리와 함께 서민 주택 구입자금 및 전세자금 마련을 위한 디딤돌·버팀목 대출의 금리를 인상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하루 이틀 차이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대출 수요자들이 은행으로 바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8월 중으로 주택 구입·전세 자금 대출 금리를 0.3%포인트 조정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디딤돌 대출(구입) 금리는 2.15~3.0%에서 2.45~3.3%로 인상하고, 버팀목 대출(전세) 금리는 1.8~2.4%에서 2.1~2.7%로 인상한다.

이는 청약저축 금리를 현재 2.1%에서 2.8%로 0.7%포인트(p) 인상함에 따라 주거복지 주요 재원인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뉴:홈 모기지, 전세사기 피해자 대출 등 현 정부 핵심 정책과 비정상 거처 무이자 대출 등 서민을 위한 정책 대출 금리는 동결한다.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을 앞두고 이뤄진 이번 금리 인상 조치로 금리가 오르기 전에 서둘러 대출을 신청하려는 수요자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국토부는 최대한 빠르게 행정 예고, 고시 개정, 은행 시스템 정비 등을 거쳐 8월 중으로는 시행을 할 것이라는 방침이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이달 30일 전후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하고 은행 시스템 변경 등이 수반되는 내용들이기에 정확한 시점을 예단할 수는 없지만 8월 중에는 최대한 빨리 당겨서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청약저축 금리 인상(2.1%→2.8%)과 대출금리 인상 모두 같은 날 시행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리의 적용 기준은 대출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예정이다. HUG에 따르면 디딤돌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와 5년 단위 변동금리 중 하나를 선택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행 전에 신청을 완료한 고정금리 대출 신청 건은 인상 전 금리를 적용받지만, 버팀목 대출은 모두 변동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대출 실행일(잔금일)을 기준으로 금리가 적용된다. 그러나 보다 확실한 내용은 제도 구체화 이후 국토부 고시 등을 통해 확인 가능할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금리라는 것은 어쩔 수 없이 변동 시점이 생기다 보니 하루 이틀 차이로 변동 전 금리를 받을 수 없는 문제가 생길 수 있기는 하다"면서도 "수요자들이 금리 예측이 가능하게끔 미리 알려드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먼저 알려드리는 방향으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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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