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 오투약 사망·은폐 제주대병원 간호사들 항소, 기각

광주고법, 23일 유기치사 항소심 선고
“검찰 판단 타당…양형 조건 등 고려해”
‘50배’ 오투약 후 ‘쉿’…간호사 3명 실형

제주대학교병원 '영아 오투약 사망사고'로 실형을 선고받은 간호사들과 검찰의 항소가 모두 기각됐다.

광주고등법원 제주 제1형사부(부장판사 이재신)는 22일 오전 유기치사 등의 혐의를 받는 제주대병원 수간호사 A(50)씨와 간호사 B(30)씨와 C(31)씨 및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 A씨의 유기치사 정황과 B씨, C씨의 투약사고 이후 과실치사 부분에 대해 검찰의 판단은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형 조건, 범행의 중대성, 피해 결과 등 여러 조건을 고려해 봤을때 때 원심(1심) 형량이 무겁거나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5월11일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진재경)는 이들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을 열고 A씨에게 징역 1년을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1년6개월과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한 바 있다.

A씨와 B씨는 양형 부당을, C씨는 사실 오인 등을 이유로 항소장을 제출했고 검찰도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3월 12일께 제주대병원에서 코로나19 치료 중인 강모(당시 만 12개월)양에게 약물을 과다 투여하는 사고를 내 숨지게 하고 이를 은폐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약물 오투약 사고 이후 B씨와 C씨에게 투약 사고 보고서를 작성하지 말라고 지시하는가 하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하며 사고를 은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약물 오투약과 관련해 담당의 등에게 3일가량 보고를 미룬 것으로 파악됐다. 보고가 이뤄졌을 때는 이미 강양의 장례가 끝난 뒤였다.

B씨는 강양에 대한 간호기록지 중 오투약 사고 내용이 담긴 ‘특이사항’을 수차례에 걸쳐 삭제한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상 증세를 보인 강양을 치료하던 의료진은 B씨의 의료기록 삭제로 인해 약물 오투약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고, 결국 에피네프린을 추가 투약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피해자를 치료할 수 있는 기회마저 날렸다”고 지적한 바 있다.

C씨는 의료 사고를 낸 장본인이다. 당시 담당의사는 강양에게 에피네프린 5㎎을 호흡기를 통해 천천히 흡수시키도록 처방했지만, C씨는 이를 정맥 주사로 투약했다. 영아에게 정맥 주사를 통해 에프네프린을 투여할 시 적정량은 0.1㎎이다. 기준치의 50배가 넘는 약품이 강양에게 투여된 것이다.

강양은 오투약 사고 이후 몸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사망 원인은 급성 심근염으로, 에피네프린 과다 투여 시 나타나는 부작용 가운데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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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칼럼 / KG뉴스코리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