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고(故) 채수근 상병 사망과 관련한 수사 내용을 보고 받은 적이 없으며 향후에도 관련 조사에 대해 관여하지 않겠다고 30일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7월31일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회의에 누가 있었나, 고 채수근 상병 수사에 대해 대통령에 보고했나'라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을 받고 "그런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안보실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은 후 채 상병의 가족에 위로를 표시하기 위해 대통령의 위로 편지를 보냈고, 조화를 보냈고, 서훈을 신청했다"며 "이게 안보실이 하는 일이다. 조사 부분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보고를 드린 바가 없다"고 했다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은 국방부 검찰단에 출석해 진술서를 제출하며 '7월31일 오전 대통령실에서 열린 VIP(대통령) 주재 회의에서 1사단 수사 결과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VIP가 격노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 실장의 답변은 박 전 단장의 진술을 전부 부인한 것이다.

조 실장은 또 '고 채수근 상병과 관련해 수사 관련 서류, 수사계획서, 수사권 인계서, 언론브리핑 자료 중 확보한 자료가 무엇인가'라는 민 의원의 질문을 받고 "언론 발표 자료는 확보해서 갖고 있지만 수사 결과에 대한 문서를 본 적이 없고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수사계획서는 언론 보도 이후 (안보실) 실무진이 요청해서 받았으나 저나 차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며 "며칠 전에 처음으로 봤다"고 답했다.

이어 질의에 나선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박 전 단장에 이날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고 말하자 조 실장은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 진상을 밝히고 조사를 잘하는 방법은, 사실은 안보실장인 제가 이 문제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는 "대통령실이나 안보실에서 이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는 것이 우리 임무에 맞다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밝혔다.

조 실장은 채 상병 수사 논란이 불거진 상황에서 국방장관이 이를 안보실에 보고하지 않고 해외 출장을 간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배진교 의원이 지적하자 "안보실의 임무는 대통령이 국정전체를 보좌하도록 하는 것이지 특정한 사건의 수사과정에 대해서 디테일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도 그런 디테일을 파악하실 만큼 한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