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위기 구례군, 1조원 대 '양수발전소 유치' 성공할까

출범한 문척면양수발전소유치위, 사활 건 구례군에 힘보태
11일 중산리 주민 10여명, 군청서 집회…"생태계파괴 우려"

 전남 구례군이 1조 원의 투자가 이뤄지는 양수발전소 유치를 일찌감치 선언한 가운데 일부 지자체가 유치전에 가세해 애를 태우고 있다.

구례군은 지난 5월 31일 한국중부발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양수발전소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군은 문척면 일원을 후보지로 선정하고 문척면 전체 마을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 및 견학을 추진했다.



정만수 위원장을 중심으로 110명의 '문척면 양수발전소 유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문척면 문일관에서 출범식을 갖고 구례군의 유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위원회는 출범 직후 구례군과 함께 양수발전소 유치를 추진하고 있는 충남 보령시 한국중부발전 본사를 방문해 구례양수발전소 유치 건의문을 전달하고 "한국중부발전이 구례 양수발전소 유치를 위해서 힘을 기울여 달라"고 청원했다.

하지만 또 다른 문척면 중산리 주민 10여 명은 11일 오전 구례군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양수발전소 유치 중단을 촉구했다. 이들은 생태계 파괴와 수몰 피해 우려 등을 주장했다.

인구 절벽에 따라 지역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구례군이 양수발전소 유치를 통해 세수 증대와 인구 증가, 신규 일자리 창출에 걸었던 기대와는 상반된 견해며 앞선 문척면 유치위원회의 적극적인 유치 행보와도 비교가 됐다.

구례 양수발전소는 호남권에 집중된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과 경직성 극복에 도움이 되는 지리적 장점과 발전소 건설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송전선로 건설에 대한 2차 민원이 없다는 점에서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수발전소는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백업 장치로서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고 있으나, 전남 지역에는 양수발전소가 없는 상황이어서 구례가 경쟁에서 아주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고 군관계자는 설명했다.


전국 신재생에너지의 46%를 차지하는 호남에도 양수발전소 도입이 절실하다는 이유도 한 몫 했다.

앞서 정부는 제10차 전력 수급 기본계획을 세우고 2100㎿(2.1GW) 규모 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해 사업 공모에 나섰다.

양수발전은 300m 고저차를 애용해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 하부 저수지에 물을 내려보내 전력을 생산한다. 전력 수요가 비교적 적은 시간대는 상부 저수지에 물을 보내 전력 생산에 대비한다. 소음 및 수질 오염이 많지 않고 발전량을 조절하기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구례군 관계자는 "재생 에너지 출력의 변동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친환경 발전 방식으로 꼽히는 500MW 규모 양수발전소를 유치할 경우 공사로 인한 소규모 산림훼손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 친환경 발전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치시 6000억 원의 자금 유입과 120명의 일자리 창출, 연 14억 원 상당의 세수 증대 효과가 있다"면서 "주민의견에 귀 기울이면서 화합과 자발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구례군이 이달말께 유치의향서를 한국중부발전㈜으로 보내면 한국중부발전은 10월께 산업통상자원부에 건설의향서를 제출해 오는 11월께 3개 지자체가 사업대상자로 가려질 전망이다. 경쟁에 나선 지자체는 구례를 비롯해 곡성, 경남 합천, 경북 영양, 봉화군 등이다.

<저작권자 ⓒ KG뉴스코리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주외전남 / 손순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