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2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거취를 두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구속영장이 발부돼야한다"고 주장했고, 민주당은 "기각돼야한다"고 맞받았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촉구하는 데 대해 "사실상 사법부를 겁박하는 것이자 국민을 협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사법부는어떤 외부적 압력 없이 오직 법에 따라서만 결정해야 한다"며 "하지만 민주당은 삼권분립과 법치주의에 정면 위배해 사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구속영장 기각을 요구하는 탄원서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각해야 할 타당한 이유는 제시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수사 결과 증거 인멸은 물론 위증교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며 "민주당은 대표가 구속되면 당무가 정지되고 국정운영에도 중요한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도 잘못하면 구속될수 있는 경험을 두번이나 했는데 그런 어쭙잖은 논리를 앞세우는 건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정의는 때와 사람을 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도 "142쪽분량 영장청구서 속에서 낱낱이 드러난 수많은 증거 인멸 시도 정황에서 알 수 있듯 (구속은) 두말 할 필요도 없다"며 "자당 의원 전원에게 탄원서 제출 요구하며 충성맹세를 강요하고 지지자 백만명의 선언을 받겠다며 조직적으로 겁박하는 모습은 득보다 실 행태"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부디 이번에 결판을 내고 한국 정치는 정상으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증거인멸 우려만 있어도 구속하는 것'이란 말은 이 대표가 각각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을 향해 했던 발언"이라며 "이 대표의 말은 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구속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이 대표 스스로 너무나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게 단식을 시작한 이유 아니냐"며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이 법과 양심에 따라 영장실질심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해 달라는 탄원서를 지난 25일 제출하는 등 집단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전직 국회의장 4명, 국회의원 161명을 포함해 당원·지지자 90여만 명 참여한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 탄원서를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앞서 민주당은 조정식 사무총장 명의로 지난 22일 당 소속 의원 전원, 전국 17개 시·도당 위원장, 지역위원장에게 '이재명 대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이 대표를 제외한 6명 정도가 참여하지 않았다.
탄원 참여자들은 탄원서를 통해 "이 대표는 검찰 소환과 재판에 성실히 응하면서도 한시도 당 대표로서의 업무를 소홀히 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우리 민주당의 정상적이고 원활한 정당 활동을 위해서는 대표의 업무지휘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특히 10월 재보궐 선거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이 대표가 부재할 경우 민주당은 민주주의의 가장 핵심적인 제도이자 가장 중요한 정당의 책무인 선거에 원활히 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민주당에는 민생현안 등 이재명 대표의 지휘 아래 긴급하게 처리해야 할 안건들이 산적해 있다"며 "국민들이 입게 될 피해를 고려해서라도 제1야당 대표가 구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께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이 대표에 대한 영장 실질 심사를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당일 늦은 오후, 길어질 경우 다음날 이른 오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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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