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추행 등 전과경력자 국립묘지 안장 논란…"공정성 확보해야"

강민국 "계량화된 안장 심의 기준 만들어 공정성 객관성 확보해야"

위급상황에서 타인을 구하다 사망한 의사자인데도 불구하고 국립묘지 안장 신청이 거부돼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강제추행·사기·마약법 위반 등 죄질이 좋지 않은 범법행위를 저지른 전과 경력자도 국립묘지에 봉안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1조에 따르면 ‘금고 이상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형이 확정된 사람’은 국립묘지의 영예성 훼손을 크게 하지 않는 경우에만 안장심의위원회의 심의 결과에 따라 예외적으로 안장 대상이 될 수 있다.

13일 국민의힘 강민국(경남 진주시을) 의원이 국가보훈부에 요청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 8월말까지 지난 5년간 국립묘지 안장 신청을 한 전과 경력자 6315명 가운데 4623명이 안장심의위원회 심사를 거쳐 안장 대상으로 결정됐다.

이는 10명 중 7명꼴로 대다수의 전과 경력자들이 국립묘지에 안장되고 있는 것이다. 순국선열, 애국지사, 정부 주요 요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최고 영예의 국립묘지인 대전 현충원에서도 같은 기간 1139명의 전과 경력자가 안장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가운데는 생계형 범죄가 아닌, 마약, 강제추행, 사기 등 죄질이 좋지 않은 전과 경력자도 포함돼 있었다.

금고형 이상의 전과경력이 있는 안장자 가운데, 마약법 및 대마관리법을 위반한 자는 23명이었고, 장애인 강제 추행을 포함해 강제 추행 및 성폭력 관련 범죄를 저지른 자도 12명이었으며, 사기죄도 271명에 달했다.

특히 최근 6.25 전쟁 참전용사더라도 횡령, 배임 등으로 실형 전과가 있다면 국립묘지에 안장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온 가운데 횡령·배임을 저질렀는데도 국립묘지에 봉안된 안장자 수 또한 지난 5년간 209명에 달했다.

전과 경력자의 안장 여부를 결정하는 안장대상심의위원회는 위원장인 보훈부 차관과 정부위원 6명, 12명의 민간위원으로 구성되고 있으며, 민간위원 명단과 심의회의록은 ‘외부로부터의 압력 또는 청탁 우려’가 있다는 사유로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

또한 국립묘지 안장대상심의위원회 운영규정을 제외하고, 안장 여부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내부심의기준 또한 공개하지 않아 공정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 최근 5년간 국립묘지 안장 심의 관련으로 청구된 행정소송, 행정심판 건 수는 각각 46건, 211건에 달한다.

강민국 의원은 “현충원 안장은 국가유공자분들에게는 최고의 영예이자 예우인만큼 한치의 논란이 있어서는 안된다”면서 “국가보훈부는 법무부 등과 협의를 통해 죄질의 경중 등을 따져 계량화된 안장 심의 기준을 만들어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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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허 균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