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깁스" 이성희 농협회장, 국감 출석했지만 30분만에 이석

농해수위 국정감사 출석 후 건상상 이유로 퇴장
야당 의원들 "하루 회의 참석 못하나" 유감 표명

이성희 농협중앙회장이 목에 깁스를 한 채 국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했다가 10여분 만에 퇴장했다. 건상상의 이유로 여야 간사의 양해를 구했지만 1년에 한 번 있는 국정감사에 제대로 응하지 못한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성희 회장은 1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농협 국정감사에 피감기관장 자격으로 출석했지만 개의 30분 만에 자리를 떴다.

이날 목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 이 회장은 사전에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에게 증인 선서와 업무보고 후에 이석할 수 있도록 허가를 구했다. 여야 간사가 협의를 거쳐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석이 결정됐지만 일부 의원들이 유감을 나타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금 목에 두른 깁스가 굉장히 안타깝게 느껴지고, 그 상황에 대해 존중한다"면서도 "1년에 딱 하루 농민과 국민들에게 보고하고 농민의 목소리를 듣는 자리인데 이런 상황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유서를 보니 지난달 26일 병원에서 4주간의 안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이었는데 국감일정까지 딱 일주일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병원 진료 기록과 의사 소견 등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이성희 회장은 평소 목디스크 증세가 있었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지난달 시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의원은 "우리 농업인들이 고금리, 고물가, 에너지값 폭등, 농산물 가격 폭락에 농업소득은 역대 어느 해보다도 가장 급락하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 속에서 평소 농민 대통령을 자처하는 회장이 이 하루를 양보하지 못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것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소불위의 농협회장이 그 권력은 다 행사하면서 단 하루 (국정감사) 일정을 맞추지 못한다는 것은 농업인과 국회를 무시하는 농민 수장을 목도하는 느낌"이라고 유감을 나타냈다.

이성희 회장은 이 같은 지적에 "생각이 짧았다"면서 "개인적으로 의견 주시면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자리를 떴다.

이석준 농협경제지주 회장의 불출석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석준 회장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를 이유로 불출석했다.

윤준병 민주당 의원은 "이석준 회장도 이석했는데 이런 모양새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 종합감사 때는 이성희 회장과 이석준 회장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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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박옥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