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2주차 둘째날…여야, 이재명 수사·공영방송 공정성 공방

법사위·과방위·행안위 등 12개 상임위 국감
법사위·행안위 '이재명 검찰수사' 공방 집중
서울-양평고속도·경사노위 사회적대화 공방

여야는 제21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 2주차 둘째날인 1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검찰 수사, 공영방송 편파 보도 논란과 수신료 분리징수,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의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불참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국회는 이날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 12개 상임위원회에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법사위, 이재명 수사 난타전…여 "민주 공범" 야 "검찰 꼼수"

여야는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서울고검, 서울중앙지검, 수원지검 등 11개 검찰청을 대상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수사를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김대업 병풍조작 사건,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 등을 거론한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선거제도의 본질을 흔드는 제도로써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20대 대선에서 김만배·신학림 인터뷰 조작 사건이 벌어졌고 JTBC의 윤석열 커피 보도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조수진 의원도 "대장동 부패 게이트 의혹 사건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 불거졌다"며 "대선을 목전에 두고 유력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하고 가짜뉴스로 대선 결과를 좌우하려고 했다면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범죄"라고 강조했다.

정점식 의원은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까지 알고 민주당 전체가 공모한 사건인 것으로 보이는 듯한 녹취록 대화 내용까지 보도가 됐다"며 "민주당 전체가 이 건에 어떤 관여를 했고 공모했는지도 당연히 수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은 "증거와 법리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판단할 것"이라며 "당연히 형사 책임의 성부, 또 과연 그 형사 책임의 인적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반면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 헌정 역사상 낙선한 대통령 후보에 대해 이렇게 집요하게 없는 것까지 털어 영끌해서 최정예 검사들을 대거 투입(한 적이 있나)"라며 "아주 장기간 구속영장을 청구해 국회에 두번 보냈는데 손에 얻은 건 없고 국민 비난만 사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 구속영장 기각 사실에 대해서도 "(검찰이) '집단 뇌피셜'로 계속 되뇌었는데 '이 대표가 범죄자이고 한 건, 한 건 구속사안이라고 일종의 분풀이라고 할까. 본인 실력이 없어서 구속 못 시켜놓고 마치 재판부가 문제 있는 것처럼 투덜거린다. '투덜이 스머프'도 아니고"라고 꼬집었다.

쌍방울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서 이 대표 혐의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범계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관계를 언급하며 "수백조원이 들어가는 쌍방울 대북사업에 경기지사가 무슨 처분권한이 있나. 차기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지위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설시일뿐, 이건 보험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송 지검장은 "국감은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할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며 "밑도 끝도없이, 근거도 없이 수사에서 충분한 혐의가 인정돼서 기소, 재판 진행돼 준비하고 있는 책임자에게 '집단 뇌피셜'이나 이런 말(을 하는 것엔)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여 "KBS, 좌파 편향으로 도배" 야 "윤 정부, 공영방송 난도질"

여야는 한국방송공사(KBS) 대상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박민 KBS 신임 사장 후보자와 수신료 분리 징수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KBS가 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등 주요 사안에서 편파 보도를 진행했다고 지적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뉴스타파가 3월6일 (대장동) 허위 인터뷰를 보도했는데 KBS라디오에서 다음날 라디오 진행자 주진우씨가 '김만배씨 목소리가 나와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며 "마치 뉴스타파 가짜 인터뷰가 진짜인 양 온 국민에게 라디오 전파로 전했다"고 했다.

같은 당 김영식 의원은 "KBS는 대통령 방미 기간 동안 패널의 80% 이상을 민주당 좌파천하적 인물로 구성했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를 비과학적으로 선동하는 편파방송을 했다"며 "공영방송임에도 편향성 때문에 국민의 80%가 수신료 분리 징수에 찬성하고 57%가 수신료 폐지에 찬성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인사청문요청안을 재가한 박민 KBS 사장 후보자를 '낙하산 인사'로 규정하고 비판에 나섰다.

허숙정 민주당 의원은 "KBS 이사회의 박민 사장 임명 제청 의결은 위법 절차에 의한 명백하고 분명한 무효"라며 "이 정부는 KBS 사장뿐만 아니라 코드인사, 검찰인사를 해서 방송을 장악하고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있다"고 말했다.

윤영찬 민주당 의원도 "KBS 사장 심사 과정에서 박 후보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들어갔다"며 "KBS 이사회가 불법행위를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사장 후보로 추천했다는 건데 이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여야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국민의힘 출신 하영제 무소속 의원은 "수신료 분리징수,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제 역할을 잘하지 못해서 심판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 국민들 대부분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인영 민주당 의원은 "해외 사례에 비춰볼 때 우리의 수신료 분리 징수 제도 도입 과정이 사회적 합의, 시간 유예, 재정과 예산 대책, 수리 과정도 배제했다"며 "언론 탄압의 중요한 증표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박찬대 의원은 "나무 꼭대기에 KBS 2TV를 올려놓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정부가 밑에서 마구 흔들어 대고 있다"고 밝혔다.

여야는 이날 과방위 국감 초반에 손팻말을 두고 충돌하면서 잠시 파행을 빚기도 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윤석열 정권 방송장악 규탄', '낙하산 사장 결사반대'라고 적힌 손팻말을 책상에 내걸자,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이를 떼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회의 시작 30분 만에 정회했다.

재개된 국감에서 국민의힘은 'KBS 민노총 노영방송 국민들은 분노한다'는 손팻말을 붙이며 맞섰다.


◆경기도청 공방…여 "이재명 법카 유용" 야 "검찰 수사 과도"

여야는 행안위 경기도 국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도지사 시절 의혹과 정책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 대표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대한 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는 점을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은 검찰의 이 대표 수사가 과하다는 취지로 방어했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청 비서실 공무원이 지난 8월 이재명 전 지사 공금 유용을 지시하고 묵인했다, 스스로 횡령했다면서 권익위에 공익신고했고 관련 증거도 제출했다"며 "경기도 감사관실이 자체감사했다면 그때 파악하고 있었는지 묻는 것"이라고 물었다.

같은 당 조은희 의원은 "법카 유용과 관련해 공익제보자가 권익위에 신고해 검찰에 송치됐고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며 "현직 도청 소속 공무원 2명 법카 유용을 돕고 방조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는데 2명이 직위해제 상태인지, 인사조치 어떻게 했는지, 관련돼 있는 공무원은 어떤지 취임해서 왜 안 챙겨보나"라고 지적했다.

천준호 민주당 의원은 검찰의 '이재명 경기도정' 수사를 언급하며 "경기도는 검찰로부터 13번 정도 압수수색 당한 걸로 알고 있다. 대상물에는 2022년 7월부터 사용을 시작한 도지사의 새 컴퓨터도 들어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김 지사는 "어이없기도 하고 불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천 의원은 "올해 2월에는 13번째 압수수색이 있었는데 검찰이 도청 4층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22일간 상주하면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참 듣도 보도 못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 지사도 "상당히 과도한 수사"라고 보탰다.

여야는 또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전봉민 국민의힘 의원은 원안인 '양서면 종점' 추진 입장을 밝힌 김 지사를 향해 "지금 문제는 원안이 낫냐 대안이 낫냐 중요한 게 아니라 정치적인 부분만 중요하다고 말씀했다. 지사가 말하는 것이 맞고 정부가 말하는 건 다 거짓이라고 한다"며 "국민 분열만 조장한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강병원 민주당 의원은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마친 고속도로 건설안이 이해하기 힘든 비정상적인 과정이 펼쳐졌다. 그것도 대통령 당선 직후"라며 "그런데 그곳이 또 김건희 여사 땅 1만2000평이 있다는 게 알려졌다. 야당과 언론들이 의혹 제기하는 것 너무나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 지사는 이에 대해 "(분열은) 제 책임이 맞는데 지금 도민, 특히 양평군민을 둘로 갈라치기한 것은 원안이 나온 뒤에 뜬금없이 변경안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도권 교통체증 해결, 신속 추진, 주민 숙원사업 해결 등 3가지 원칙을 언급하며 "당초 목적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문수 "노동계 대화 참여 설득" vs 야 "월급루팡 사퇴하라"

환노위에서는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을 두고 김문수 경사노위원장과 야당 간 공방이 이어졌다. 야당은 김 위원장의 편향된 노동관을 지적하며 위원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한국노총이 불참을 선언해 경사노위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지 않다"며 "노동개혁 핵심이 한국노총·민주노총을 때려잡겠다는 건데 그런 개혁에 참여하라면 나올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전용기 의원은 "어떻게든 되게 만드는 게 위원장 역할이다. 제가 볼 땐 월급루팡으로밖에 안 보인다"며 위원장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반면 여당 간사인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은 법정 대표다. 책무를 다하지 않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며 "안 들어오는 것은 법정 대표임에도 자기 책무를 다하지 않고 몽니를 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대수 의원은 한국노총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을 언급하며 "이재명 대표가 (경사노위에) 들어가라면 들어갈 것"이라고 비꼬았다.

김 위원장은 사퇴 요구에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임기를 다 채우겠다"며 "저희는 (한국노총에) 열린 대화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김 위원장의 정치편향 문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야당 간사인 이수진(비례) 민주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자유민주주의를 위한 국민운동' 출범식에 참석한 점을 꼬집으며 "이 단체가 무슨 단체인지 봤더니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180석 이상 당선되는 것을 제1목표로 한다. 이런 정치단체 행사에 참석할 의사가 있다면 위원장 타이틀을 걸고 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전용기 의원은 김 위원장이 "대북전단금지법을 김정은의 명령을 받들어 야당 국회의원 187명이 통과시켰다고 말하는 단체에서 축사했다"며 "색안경을 내려놓고 경사노위 운영을 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대북전단금지법은 김정은을 위한 법이자 국제적으로 우리 국격을 떨어뜨리는 매우 잘못된 법"이라며 "저는 원래 정치인 출신이다.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고 맞섰다.


◆정무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증인 채택

정무위는 이날 금융감독원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을 오는 27일 금융위원회·금감원 종합 국감 증인 출석의 건을 채택했다.

5대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윤 회장만 유일하게 증인 명단에 오르게 됐다. 정무위원들은 종합 국감 때 윤 회장에게 내부통제 부실과 지나친 예대마진 수익, 지배구조 문제 등의 질의할 계획이다.

윤 회장 외에도 핀테크 정보 탈취 의혹과 관련해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도 종합 국감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성재 현대해상 대표는 발달지연아동 실손보험 부지급 사태로, 쉬와러 피터존 쉰들러코리아 대표와 송재일 부사장은 특정 사모펀드와 통정매매 의혹과 관련해 출석을 요구받았다.

김경배 HMM 대표는 산업은행 지원과 관련해 회사 경영 진단을 질의하기 위해 증인으로 채택됐다.

오는 26일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대한 종합 국감에는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기술탈취와 채용 공정성 문제 등과 관련해 질의를 받을 예정이다.

이밖에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장, 이상철 네이버Biz CIC 대표, 이기영 기영F&B 설립자, 이동형 비케이알 대표가 공정위 종합 국감 추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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