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범죄대응TF 첫 회의…안동완 탄핵안 후속조치·추가 탄핵 발의 논의
지난달 긴급의총서 비리 검사 탄핵 추진 결의…'고발사주' 손준성 등 거론
더불어민주당이 비리 검사의 추가 탄핵 발의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에 나선다. 민주당은 지난달 긴급의원총회에서 불법을 저지른 검사에 대한 탄핵절차를 추진한다고 결의한 바 있어 다시 검사 탄핵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모양새다. 하지만 일각에선 탄핵 남발로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 내 검사범죄대응TF는 18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첫 회의를 연다. 회의 안건은 안동완 탄핵소추 사후관리와 위법한 행위를 한 검사 추가 탄핵 발의 등 2건이다.
앞서 국회는 지난달 21일 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 피해자인 유우성씨에 대해 보복 기소를 한 의혹을 받는 안동완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검사 탄핵소추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했다. 검사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다.
탄핵안을 대표 발의한 김용민 의원은 "안동완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의 증거들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지고 검찰이 큰 위기에 처하자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사건을 가져와 뒤늦게 '보복 기소'를 감행했다"며 "이에 대해 대법원은 최초로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했고, 보복 기소임을 명확히 했다. 하지만 안동완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고 검사직을 이어가고 있다"며 탄핵소추 취지를 밝혔다
당 TF는 이날 회의에서 안 검사 탄핵 건과 관련 헌법재판소에 제출할 소명자료 등 후속 조치와 함께 다른 검사들에 대한 탄핵 여부를 놓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민주당의 움직임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분리 기소와 맞물려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민주당은 뚜렷한 불법 행위가 있는 검사들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는 것으로 이 대표의 검찰 수사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지만 야당을 겨냥한 검찰 수사에 대한 맞대응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호 탄핵 검사로는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 피의자인 손준성 대구지검 차장검사와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검사 3명 등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고발 사주 의혹은 2020년 4·15 총선을 2주 정도 앞두고 검찰이 당시 국민의힘 김웅 후보를 통해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후보였던 최강욱 의원과 유시민 당시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 범여권 인사 고발을 사주해 선거 개입을 시도했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검사는 최 의원 등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 이미지를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민주당은 지난달 초 손 검사가 검사장(대구고검 차장검사)으로 승진하자 "고발사주 의혹 사건은 현직 검사가 총선에 개입해 판을 뒤집으려 했던 초유의 국기 문란 사건"이라며 "그런데 의혹 당사자인 손준성 검사에게 상을 주다니 대통령을 위해서라면 국기 문란도 눈감아주겠다는 선포인가"라고 반발했다.
김봉현 전 회장으로부터 고액의 술 접대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검사들은 부정청탁금지법에서 규정하는 '1회 향응가액 100만원'에 못 미친다며 지난 8월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당은 금액과 상관없이 명백한 비리에도 내부 징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비명(비이재명)계는 물론 중진급에서도 해임건의나 탄핵소추 등 강경 노선을 추진하는 일이 잦아지자 우려 섞인 반응도 잇따른다. 총선을 앞두고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어서다.
민주당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으나 헌재에서 전원 기각 판결을 받았다. 지난달에는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 가결을 주도했으며,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기각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 탄핵소추안 발의도 검토 중이다. 국정 '발목잡기' 비판이 일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검사 탄핵은 헌정사 최초로 헌재의 기각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안 검사와 관련해서는 대법원이 검찰의 공소권 남용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헌재는 검사 지위를 박탈할 정도로 '중대한 법 위반'이 있는지 따져 파면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와 함께 일각에서는 그간 친명(친이재명)계 원외 정치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가 강하게 요구한 사안이어서 이 대표 강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요구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의구심도 상당하다.
민주당 검사범죄대응TF 관계자는 "앞서 긴급의총에서 비리 검사 탄핵 추진을 결의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를 여는 것"이라며 "아직 추가 탄핵 여부와 대상이 결정된 것은 아니다. 다양한 의견이 수렴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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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