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재발 방지 방점…재난안전기본법 처리 다짐
야, 진상 규명 요구…이태원참사특별법 처리 촉구
여야 지도부가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엇갈린 행보에 나섰다.
여당은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재발 방지를 강조했다.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재난 및 안전 관리 기본법 개정안(재난안전기본법)' 처리도 약속했다.
지도부는 야당이 주도한 서울광장 시민추모대회 대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추모대회가 민주당이 주도하는 정치집회로 보인다며 불참을 통보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진상 규명과 이태원참사특별법 제정,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추모대회에 집결해 윤석열 대통령 등 정부여당의 불참을 강하게 규탄했다. 정부여당의 반성 부재가 오송 참사와 채 상병 사망 사건을 야기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협의회에서 "오늘은 이태원 참사 1주기다. 고인이 되신 희생자들 명복을 빌며 유족 여러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까운 참사의 사전 방지책을 마련하는 것 또한 오늘 당정의 핵심 과제다"며 "국민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정부와 더욱 더 긴밀히 협의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 대표는 고위 당정 직후 당과 정부,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국민의힘은 박정하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을 내어 "이태원 참사는 안이한 안전 대책, 미흡한 초동 대처, 미숙한 현장 대응, 보고 체계의 붕괴와 어느 사이엔가 소홀해진 우리의 안전 의식 부재가 낳은 커다란 비극이었다"고 규정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고위 당정 직후 국회에서 이뤄진 브리핑에서 야당의 진상 규명과 특별법 제정 등 요구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더 진상 규명이 필요한 건지 납득하기 쉽지 않다"며 "유족을 위로하고 재발 방지를 하는 데 힘이 모여져야 하지 않냐"고도 강조했다.
다만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김경진·이소희·박소연 혁신위원과 함께 개인 자격으로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이만희 사무총장과 유의동 정책위 의장, 김병민 최고위원, 최승재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전 대표, 허은아 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등 일부 전현직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이날 추모대회 참가자들을 현장에서 빠져나가는 인 위원장을 향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도망가지 말고 한 마디 해라", "여기 서서 떳떳하게 말 한마디 해", "장난하냐"고 야유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욕설을 내밷기도 했다.
이재명 대표는 29일 추모대회에 불참한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을 겨냥해 "책임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 이 자리조차 끝끝내 외면했다. 국가는 참사 때도, 지금도, 희생자와 유족들 곁에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권력은 오로지 진상 은폐에만 급급하다. 참사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 단 한명도 없다"며 "반성하지 않는 마음,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오송참사, 해병대원 사망이라는 또다른 비극을 낳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10·29 이후의 대한민국은 10·29 이전의 대한민국과 달라야 한다"며 "다시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의 생명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유족들이 차가운 거리 위에서 더는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우리 민주당이 앞장서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진실을 밝히고 책임을 묻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의 책임을 바로 세우겠다"고 언급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대통령이 사죄의 마음을 담아 앉아있어야 할 저 빈 의자가 너무나 가슴이 시리다"며 "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다시 한 번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유가족의 외침에 이미 진상규명 다 됐다는 그 궤변으로 피해자들 두 번 울리고 있는 이 정부는 반드시 심판받아야 한다"며 "그 어떤 방해세력도 물리치겠다.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법과 시스템이 무너졌던 그날을 목격하고도 우리는 국가가 최소한 희생자들과 유족들 손 잡을거라고, 다신 이런 억울한 죽음 없도록 환골탈퇴 수준으로 쇄신할 거라고 윤 대통령이 약속할 것이라 믿었다"고 말했다.
용 대표는 "하지만 지금 이 순간까지 윤 대통령의 자리는 비어있다"며 "참사 1주기 당일도 대통령은 직접 사과하지 않았고 국민 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운운하고 있다. 국가원수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어떻게 참사 앞에서 국민의 한 사람이 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왔어야만 했다. 이제라도 가족들 만나 위로하고 사죄했어야 한다"며 "희생자 159명을 한명 한명 호명하며 온전히 그들의 존재 인정하고 위로했어야 했다. 대통령은 그런 자리"라고 말했다.
추모대회에는 이재명 대표는 물론 홍익표 원내대표, 정청래 최고위원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 대표 등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만나 연대 의사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와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등도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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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행정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