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중국 화물선, 가거도 앞으로 떠내려와

정박 중 유실, 12일간 무동력 표류하다 가거도 앞 좌초·침몰
분실 신고·목격담이 뒷받침…밀입국 아닌 것으로 잠정 판단

선내에 선원 한 명 없이 전남 신안 해상에서 침몰한 중국 화물선이 현지 항구에서 유실, 표류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포해양경찰서는 29일 오전 신안군 가거도 서쪽 해안가에서 좌초 뒤 침몰한 200t급 중국 화물선 A호가 당초 제기됐던 밀입국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없다고 최종 판단했다.

목포해경은 이날 오후 2시께 중국 해안경비대를 통해 A호 선사에 연락, A호의 침몰 사실을 전했다. 선사 측은 '중국 산둥성 위해시 모 항구에 정박해놨던 A호가 이달 17일부터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실제 A호 선사는 유실 사실을 이튿날인 18일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사 측은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한 A호 사진을 직접 확인, 유실 선박과 동일하다고 인정했다.

해경은 해류·풍향 등 기상 여건에 맞춰 시험 재현(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선주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정박했다는 산둥 해안 항구에서 A호가 유실됐다면 동력 없이도 가거도 해역까지 흘러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해경은 또 지난 26일과 27일 사이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사고 선박을 봤다는 주민 목격담도 확인했다. 육·해상, 수중 수색 활동에서도 이렇다할 성과가 없었다.

해경은 이 같은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단순 유실 사고로 잠정 결론 내렸다.

선박 안에는 승선원 뿐만 아니라, 실린 화물 또는 유류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28분께 가거도 서쪽 앞바다에서 40도 이상 기울어 침몰 중인 A호가 발견됐다. 인근에서 조업 중인 어선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이 선체 곳곳을 살폈지만 선원을 발견하지 못했다.

해경은 선사 등을 상대로 보다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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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