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획정안 여야 협상 '험로'…국힘 '초안대로' 민주 '재의 요구'

당초 예상과 다른 선거구획정안에 민주 '발칵'…"내부 의견 수렴부터"
민주, 획정안 재의 요구 방침…법사위→정개특위→새 획정안 제출

내년 총선을 4개월여 앞두고 선거구획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최종 확정안이 나오기까지 험로가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획정안 초안에 반발하며 재의를 요구를 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국민의힘은 초안에 별다른 이견이 없는 분위기인 만큼 여야가 적잖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전날 제출한 선거구획정안에 대한 당내 의견을 수렴 중이다. 당초 예상과 다른 획정안이 나오면서 지도부가 '선거구 수싸움'에서 밀렸다는 지적이 쏟아지자 이를 달래는 데 진땀을 흘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정개특위 관계자는 "여야 협상 전 당 내부 의견부터 정리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획정위는 전날 인천·경기 1석을 늘리고 전북·전남 1석을 줄이는 등 내용의 획정안을 국회의장에 제출했다. 선거구 획정안 초안을 보면 서울 노원과 부산 남구, 경기 부천·안산, 전북, 전남 등 6곳의 지역구는 통합됐고, 인천 서구, 경기 평택·하남·화성, 부산 북구, 전남 등 6곳은 분구됐다. 현 지역구 의석수를 기준으로 민주당 의석만 5석 줄어드는 초안이 나오자 당 안팎이 발칵 뒤집혔다.

본격적인 여야 협상을 하기도 전에 1차 수싸움에서부터 밀렸다는 지적이 쏟아지면서 지도부 책임론이 점화됐다. 선거구가 통폐합되는 것으로 나온 부천의 경우, 부천을 지역구로 둔 의원들이 원내지도부에 찾아가 항의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수도권 한 의원은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정개특위가 그동안 대체 어떻게 협상한 건지 모르겠다"며 "초반 기싸움부터 완전히 밀린 것"이라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은 선거구가 조정되는 지역구 의원들을 대상으로 획정안 관련 의견을 개별 취합한 뒤, 정개특위 간사와 지도부 등 여야 협의를 통해 선거구획정위에 재의를 요구할 방침이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국회는 재의 요구 이유를 적시해 한 차례 획정위에 재의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단 재의 요구는 '선거구 획정 기준에 명백하게 위반된다고 판단하는 경우'로 제한된다.

획정안 재의 요구시 정개특위 위원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여야 동수로 특위가 구성돼 있는 만큼 민주당이 수정안을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하긴 어렵다. 여야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민주당 정개특위 간사 김영배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여야 간사 간 정개특위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말했다.

선거구획정위는 재의 요구를 받은 10일 이내 새 획정안을 국회에 다시 제출해야 한다. 국회 거부권 행사는 1회만 가능한 만큼 국회가 새 획정안을 수용해야 한다. 새 안이 다시 정개특위 등을 거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선거구 획정이 최종 마무리된다. 여야 협의가 필요한 만큼 최종 타결은 내년 1월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안은 선거일(4월15일) 39일 전인 3월7일에서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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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임정기 서울본부장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