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문불출 거취 장고 김기현 선택은…'불출마냐 불출마+대표 사퇴냐'

친윤 장제원 불출마…김기현 압박 커져
대표직 사퇴 시 총선 전 비대위 체제로
불출마 흐름 이어갈까…이번 주 내 결단
한동훈·원희룡 등 권력 구도 재편 전망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 가운데, 김기현 대표도 이번주 내에 결단을 내릴 전망이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장고에 들어간 김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선언뿐만 아니라 대표직 사퇴 여부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거듭된 '주류 희생' 요구와 '서울 6곳' 총선 대패 전망에 당 안팎에서 김 대표의 거취 표명 압박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김 대표는 전날부터 예정된 공개 일정을 취소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장 의원 불출마 선언의 파장을 주시하며 거취를 고민 중인 것으로 보인다.

장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회 활동이 종료된 다음 날인 지난 12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버려짐이 아니라 뿌려짐이라 믿는다"고 밝힌 장 의원은 본인의 자발적인 판단으로 불출마를 결정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지도부·중진·친윤 희생' 혁신안에 대한 응답으로, 윤석열 정부 성공을 위한 당내 의원들의 결단을 이끄는데 물꼬를 텄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김 대표를 향한 거취 압박도 한층 거세지고 있다.

김 대표의 경우 지난 3·8 전당대회 때 장 의원과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꾸려 대표직에 당선됐다.

여권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네덜란드 출국 전 김 대표와 장 의원 측에 희생 혁신안의 수용 필요성을 당부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 대표가 '주류 희생' 요구에 할 수 있는 선택지는 ▲대표직 사퇴 ▲총선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사퇴 및 불출마·험지 출마 등이다.

당내에서는 대표직 사퇴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김 대표가 사퇴할 경우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는다. 현재 당헌·당규상으로는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당대표 사퇴 두 달 이내에 새로운 대표를 선출해야 한다.

다만 총선을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 대표 선출 절차는 선거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비대위원장이 선거를 이끌 선거대책위원장 역할까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이미 김 대표의 사퇴 여부를 둘러싸고 내홍이 불거졌다. 3선 하태경 등 비주류 중진 의원들이 "지도부의 혁신 의지가 없다"며 김 대표의 사퇴를 압박하자, 영남권 초선 의원들이 "도를 넘는 내부 총질에 황당하다"며 반박하는 글을 의원 단체 텔레그램 대화방에 잇달아 올리기도 했다.

김 대표가 사퇴할 경우 차기 당권을 놓고 당이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친윤계 초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대표 체제는 유지돼야 한다"며 "선거를 넉 달 앞두고 선장이 바뀌면 난장판이 된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장 의원과 같이 불출마를 선언해, 당 차원에서 수용하지 못했던 '주류 희생' 혁신안의 흐름을 이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뉴시스에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지금 시점에서는 불출마를 더 고민할 수밖에 없다. 빨리할수록 좋다"며 "여론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전날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라디오에서 "김 대표도 이번 주에 (장 의원과) 비슷한 결단을 해야 한다"며 "이번 주가 사실상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김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대표직을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예정돼 있던 정책 의원총회도 취소했다. 법안 추가 논의 필요성을 이유로 들었지만, 후속 불출마 선언 등을 놓고 당 전체가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미 당 안팎에서는 김 대표 등 기존 주류가 물러나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을 중심으로 비대위를 꾸리는 등 총선을 이끌 권력 구도가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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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김두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