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원고 패소…2심서 승소
대법 상고 기각해 근로자 인정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방송국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소송에서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대법원이 최종 확정했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1일 프리랜서 아나운서 A씨가 KBS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에관한소송 상고심에서 A씨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2일 밝혔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확인의 이익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고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프리랜서 아나운서 A씨는 2015년부터 KBS 강릉방송국에서 계약을 체결하고 기상캐스터 업무를 수행했다. 이 외에도 해당 방송국에서 TV와 라디오 뉴스를 진행했다.
또 그는 2018년부터 6월부터 11월까지 KBS 춘천방송국에서 뉴스 진행과 내레이션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다만 방송국은 2019년 신입공채 후인 7월부터 A씨를 뉴스 진행 업무에서 배제했다. 이에 A씨는 KBS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서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원고가 뉴스 등 방송을 진행함에 있어 피고의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며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원고에게 따로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정해진 방송시간에 맞춰 방송을 진행하기만 하면 나머지 시간에는 방송국에서 대기할 것이 강제되지 않았다. 아울러 원고는 지각, 조퇴, 결근, 휴가, 외출, 출장 등 근태와 관련해 피고의 승인이나 허락을 받지 않았다"며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2심에서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을 파기하고 A씨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원고는 실질적으로 피고에게 전속돼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는 ▲피고에 의해 배정된 방송편성표에 따라 지휘 감독 하에 정규직 아나운서들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점 ▲종속적인 관계가 아니라면 수행하지 않을 업무도 상당 부분 수행한 점 ▲피고가 제작 방송 외 별도 방송에 출연하지 않은 점 ▲단체 카톡방을 통해 각자의 방송 일정을 긴밀하게 공유하면서 수시로 다른 아나운서 공백을 대체한 점 등이 고려됐다.
또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기간 동안 원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한 근로자, 즉 기간제법에서 말하는 기간제 근로자인데, 피고는 원고를 2015년 11월부터 2019년 7월까지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사용했다"며 "원고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기간만료 사유로 해고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23조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로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KBS의 상고를 최종 기각하며 프리랜서 아나운서 A씨의 근로자 지위를 최종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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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주재기자 / 방윤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