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의원 3명 개인 사정으로 불참
의원 1명 개인 돈으로 위약금 부담
의회, 2명 의원에 대한 위약금 약 298만원 지급
경북 포항시의회가 개인 사정으로 해외공무에 불참한 시의원을 대신해 위약금을 지불한 것으로 밝혀져 혈세 낭비란 논란이 일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월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CT 박람회 'CES 2024'에 참여했다.
포항시는 'CES 2024' 방문을 위해 공무원 10명과 시의원, 의회 관계자 13명 등 총 23명으로 이뤄진 '포항시 디지털융합기획단'을 구성했다.
이들은 지난 1월 7일부터 17일까지 8박 10일 일정으로 미국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그러나 날짜가 임박해 시의원 3명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을 통보하면서 '포항시 디지털융합기획단'은 총 20명만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시의회 소속 박희정 의원과 조민성 의원, 안병국 의원은 개인 사정으로 인한 불참을 시의회에 통보했다.
박희정 의원은 지난해 12월 시의회에 불참을 통보하고 당시 위약금 18만5000원을 본인이 지불했다.
하지만 조민성 의원과 안병국 의원은 시의회에서 위약금을 대신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민성 의원은 지난해 12월 22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지방자치법상 품위유지 등 의무 위반(이해충돌)'으로 출석정지 20일 처분을 받아 불참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조 의원은 징계 처분을 전후해 불참을 통보해야 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안병국 의원은 '몸이 아프다'는 이유로 불참했지만, 미국 출발 3일 뒤인 지난 달 10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시의회는 불참한 의원들에 대한 위약금 1인당 149만원, 총 298만원을 여행사에 지급했다.
이번 미국 출장에 들어간 경비는 1인당 약 700만원으로 총 1억4000여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에 일부 시의원이 개인 사정을 핑계로 공무를 등한시했다는 비판과 함께 위약금은 해당 시의원이 부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의원은 위약금을 개인이 부담하고 다른 의원은 시의회가 부담하는 것은 형평성 측면에서도 맞지 않다는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미국 일정에서 한 시의원이 자신의 지인을 보기 위해 기획단에 포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시민 A씨는 "시의원이 미국에 있는 자신의 지인을 보기 위해 이번 기획단에 뒤늦게 합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세금 낭비를 지적해야 할 의원 본인이 세금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꼴"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원이 미국에서 지인을 만난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다"며 "이번 일정에서 시의원 몇 분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인해 불참해 시의회에서 위약금을 대신 지불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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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본부장 / 김헌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