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위, 권력자 명령에 복종하는 기관으로 전락"
"김광동, 국가폭력 범죄에 대한 왜곡된 발언 해"
"민족과 역사 앞에 죄 짓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
민간인 학살 유족 등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가 김광동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위원장이 과거사 진실규명을 왜곡했다며 퇴진을 촉구했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는 12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재 진실화해위는 독립성이 상실되고, 권력자의 명령에 복종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김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는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피학살자전국유족회,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 여순항쟁서울유족회, 제주4·3범국민위원회 등 15개 단체로 구성돼 있는 국가폭력 피해자 단체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취임한 지 이제 2년이 돼 가는데, 그간 김 위원장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학살 사건을 비롯한 국가 폭력 범죄에 대한 왜곡된 발언을 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인학살 피해자들을 배상해 주는 것은 사회적 부정의다' '전시에는 민간인을 재판 없이 처형해도 위법이 아니다' 등 대한민국 헌법을 부정하는 발언을 셀 수 없이 했다"며 "진실화해위원장은 국가폭력의 실체적 진상을 규명해 재발 방지 역할을 수행하는 임명직 공직자임에도 김 위원장의 폭력을 대하는 인성은 진실화해위 임무를 수행하기에는 턱 없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김 위원장이 조사업무를 지연시켜 결정문 채택을 미루고, 이미 진상규명 결정된 사건을 재조사시키는 등 진상규명 비율을 축소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보도연맹 사건을 부역 혐의자로 만들고 살인자, 방화범, 암살자 등 70년대 경찰서에서 작성한 신뢰할 수 없는 '신원조회'를 증거 삼아 피해자에게 2차, 3차 가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민간인 희생 사건과 인권침해 사건 등은 아직 절반 정도만 조사를 마친 상태"라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폭력피해범국민연대는 지난 1월31일 위원장 면담 요청 공문을 보냈으나 김 위원장은 면담을 거부했다. 이는 국가폭력 유족 및 피해자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진실화해위 설립 목적을 위배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서도 "윤 대통령은 취임 전 진실화해위의 존재 이유를 강하게 부인했던 인물을 진실화해위원장에 임명한 것은 독재정권에서 자행된 민간인 집단학살과 국가폭력을 진상규명하겠다는 목적보다 진실을 덮고 역사를 왜곡하겠다는 입장을 김 위원장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며 "윤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심각한 역사 왜곡의 공범"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진실화해위는 독립성이 상실되고, 권력자의 명령에 복종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며 "김 위원장은 스스로 잘못과 결격 사유를 깨닫고 자진사퇴하라. 더 이상 민족과 역사 앞에 죄를 짓지 말고 즉각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14일엔 충남 남부지역 국민보도연맹 및 예비검속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김 위원장에 대해 사자명예훼손,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하기도 했다.
당시 이들은 김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받은 진실규명 결정서에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1968년 경찰 신원조사서 기록을 인용, '노동당원으로 활약하다 처형' '악질 부역자 처형' 등 허위사실을 기재해 부친과 작은아버지 등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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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차장 / 곽상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