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숙원 푼다" 목포대학교, '단독 의대' 유치 총력전

1990년 첫 의대정원 배정 요구 이후 20여 차례 건의
대통령 공약 반영 불구 의료계 반발로 번번이 무산
"전남 서부권 상대적 의료복지 취약…목포대가 적격"

전남도가 국립 전남 의대 신설과 관련해 '공모에 의한 단독 의대'로 전환하면서 목포대학교가 유치전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목포대는 지난 1990년 처음으로 의대정원 배정을 요구한 이후 34년간 20여 차례 건의 등을 통해 축적된 자료 등을 토대로 공모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3일 목포대에 따르면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날 담화문을 통해 "어느 대학에 전남 국립 의대를 설립할지는 공모방식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 동안 추진해 오던 목포대와 순천대의 '통합 의대'에서 공모를 통한 '단일 의대'로 급선회한 것이다.

지난 30여 년이 넘도록 의대 신설을 추진했으나 전남도의 요구를 수용해 '통합 의대'에 협조했던 목포대는 갑작스런 전남도의 입장 변화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목포대는 "통합 의대 추진이 어려워지자 외부기관에 전남 의대 입지를 결정토록 한다는 것은 의료의 공공성과 낙후지역 의료공백 해소라는 도민의 뜻을 외면한 매우 신중하지 못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목포대는 지난 1990년 5월 당시 문교부에 '91학년도 대학 정원조정 신청서'를 접수하면서 전남에서는 처음으로 의과대 신설에 나섰다.

'정원조정 신청서'는 자연과학대학에 의예과를 신설하고, 91학년도 입학정원에 80명을 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의예과 정원배정을 위해 단과대 개편과 학과 정원조정도 포함돼 있었다.

이후 1997년까지 목포대는 매년 의예과 정원을 신청했으나 결실로 이어지진 않았다.

목포대의 의과대 신설은 지난 2007년 이명박 대통령 이후 대선 후보들의 공약으로 채택되면서 탄력을 받았다.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이 공약으로 목포대 의학전문대학원 신설과 대학병원 건립을 약속했고, 문재인 대통령 때는 교육부 주도로 목포대 의대신설 타당성 용역이 실시됐다.

당시 용역에서는 비용편익분석(B/C) 1.70, 의대와 대학병원 설립으로 인한 생산유발효과 2조 4000여 억원 등 경제성이 입증됐으나 의료계의 반발로 목포대의 의과대 신설은 번번이 무산됐다.

목포대는 전남도가 '통합 의대'에서 '단독 의대'로 정책이 급선회한 만큼 철저한 준비를 통해 34년의 숙원을 푼다는 계획이다.

전남 서부권의 유치 당위성을 확산하기 위한 학술세미나는 물론 민간단체와 함께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캠페인 등에 나설 방침이다.

박정희 목포대 의과대학추진단장은 "전남에서 국립 의과대 신설은 목포에서 먼저 시작했고, 전남에 의대가 설치된다면 당연히 목포대 였다"면서 "전남도의 요구와 정부의 교육정책 기조에 맞춰 '통합 의대'에 동의했으나 갑작스런 변화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 서부권은 동부권에 비해 의료적 측면 등에서 매우 취약한 상황"이라며 "국립 의과대 신설은 동부권이 내세우는 재해적 성격 보다는 의료복지적 차원의 접근이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목포대가 적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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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목포 / 이덕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