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4만2000명…한국, 우리 산업 가져가"
병력 숫자 틀리고, 방위비 규모도 사실상 거짓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유세에서 주한미군과 한국이 제대로 대가를 지불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냈다.
13일(현지시각) 트럼프 전 대통령 유세영상에 따르면 그는 지난 11일 미국 뉴저지주 와일드우드에서 열린 유세에서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한국을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한국, 우리는 그들의 군대를 위한 돈을 내고 있다"며 "우리는 그곳이 4만2000명의 군인들이 있지만 그들은 거의 돈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그것을 바꿨지만, 지금 내가 알기로 바이든은 그것을 부수고 싶어 한다"며 "바이든은 내가 너무 거칠었고, 한국이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겨냥해 "그들은 많은 돈을 벌고 있다. 그들은 우리 해운 산업을 가져갔고, 우리 컴퓨터 산업도 장악했다. 정말 많은 산업을 차지했고, 많은 돈을 벌고 있다"며 "그들은 그들의 군사비용을 충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런 것들이 내가 대통령일 때 한 일이다. 즐겁냐"고 소리치자 유세장에선 박수와 함성이 뒤따랐다.
하지만 주한미군과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 발언은 오류 투성이다.
우선 주한미군 규모는 약 2만8500명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1.5배 가량 부풀렸다.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거의 지불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가짜뉴스다. 한국은 2014년 약 8억6700만달러(약 1조1809억원)를 방위비분담금으로 지불했고, 2018년까지 인플레이션에 따라 매년 지불액을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자신이 인상한 방위비를 되돌렸다는 것도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시작해 바이든 행정부에서 끝난 제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통해 양국은 2021년 분담금을 13.9% 늘렸다. 이는 2002년(25.7%), 1994년(18.2%)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인상률이었다. 2022~2025년엔 국방예산 증가율을 적용해 계속 인상하기로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한미군 관련 거짓 주장을 펼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달 30일 공개된 타임지 인터뷰에서도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해 주길 바란다"며 "한국은 4만명의 (미국) 군대가 주둔하는 것에 사실상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협상을 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손익 중심의 동맹관을 지닌데다,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지니고 있어 재집권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단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대해서도 동맹국들이 적정한 방위비를 지출하지 않을 경우 집단방위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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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