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평화의소녀상' 철거 가능성에…정의연 "역사에 눈감는 행동"

이용수 할머니도 현장에 참여
"전쟁없는 세계와 평화 상징"
"피해의 역사에 눈감는 행동"

독일 베를린 시장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시민단체가 철거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정의기억연대는 22일 서울 중구 주한 독일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편을 들어 소녀상 철거에 나선다면 독일은 그간 국제사회에 쌓은 신뢰를 모두 잃어버리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참석했다. 이용수 할머니는 자필 서한문을 통해 "각 나라에 세워진 소녀상은 그 나라를 지켜주고 전쟁없는 세계와 평화를 상징하고 있다. 철거는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한정화 독일코리아협의회 대표도 서한문을 통해 "소녀상은 평화가 아니라 갈등의 상징이 되고 일본과의 '좋은 외교적 관계'를 고려해 철거돼야 할 대상이 된 것 같다"며 "독일 외교부는 일본 정부와 일본 대사관이 독일 사회에서 교활한 로비 활동을 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요청하라"고 말했다.

단체는 "평화의 소녀상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현재에도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전시 성폭력이 중단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든 조형물이자 여성 인권의 상징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2차 세계대전의 가해자 독일이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 책임을 다하기 위해 했던 그간의 노력들이 희석되고, 종전 직후 수많은 독일 여성들이 입은 성폭력 피해의 역사에 눈감는 행동이 될 것"이라며 "독일 베를린 시장의 '소녀상 철거 시사' 발언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이용수 할머니는 서한문과 자필편지를 주한독일대사관에 직접 제출했다.

공동서한서 제출 전 시민과 단체로부터 공동연명도 받았다. 지난 20일 하루 간 독일, 일본, 미국 등 전세계 173개 단체와 1871명의 개인이 연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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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 김재성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