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 주차난 해소 위해 임시 주차장 2년간 운영
민간 주차장 사업자, 운영난 호소 "소송 가능성도"
한전 앞 클러스터 부지 임시 주차장 폐쇄 결정
나주시가 혁신도시에 운영했던 임시 무료 공영주차장이 민간 주차장 사업자들의 잦은 민원 때문에 문을 닫게 됐다.
이 때문에 주차난 해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료 주차장 운영 중단은 나주시가 혁신도시(빛가람동) 주차난 해소를 위해 운영했던 임시 공영주차장의 부지 임대 계약이 만료된 데 이어 그간 민간주차장 사업자들의 영업권 침해 민원 때문에 더 이상 운영을 지속할 수 없어서다.
현재 하얀 줄로 바닥에 설치한 주차 구분선을 모두 걷어낸 가운데 조만간 토지주가 출입문에 차량 진입을 막는 차단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11일 나주시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 본사 맞은편 클러스터 3블럭에 지난 2022년 3월 설치한 '빛가람동 임시 무료 공영주차장' 운영이 지난달 31일 종료됐다.
해당 주차장은 총 400면 규모로 2년 1개월 간 운영됐다. 인근 한국전력공사 방문객과 상가 이용자, 주차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공공기관 직원들의 주차난 해소에 큰 몫을 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비를 들여 주차타워를 신축한 민간주차장 사업자와 각 상가에 갖춰진 유료주차장 운영자들은 무료 주차장 때문에 영업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는 민원을 줄기차게 제기해 오면서 더 이상 무료 공영주차장 운영이 어렵게 됐다. 영업권 침해 집단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무료 주차장 폐쇄의 결정적인 이유는 또 있다. 나주시가 조성한 주차장 부지는 '클러스터 3블럭'으로 당초 '정보통신 업종' 유치를 목적으로만 조성됐다. 그러나 해당 부지를 100% 주차장으로 계속 활용할 경우 '혁신도시 특별법' 규정 위반에 해당된다.
◆나주혁신도시 주차면 부족…예견된 결과
나주혁신도시는 관보 고시 기준으로 올 12월이면 준공 10년을 맞는다. 인구 5만명 자족도시를 목표로 조성했지만 정권의 부침에 따라 정책 기조가 급변하면서 준공까지 몇 차례 위기를 겪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나주혁신도시는 사실상 속도전으로 도시를 건설했다.
이 때문에 시행사들은 조기에 부지를 판매해야 했고 지자체는 신도시 건설을 앞당기기 위해 건축허가 과정에서 건축주가 많은 부담을 갖는 지하 주차장 의무 규정을 다소 느슨하게 적용한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는 나주혁신도시 내 상가·오피스·오피스텔이 총 137곳에 주차 면수는 1만3451면이지만 이 중 지하 4층 주차장은 1곳(252면), 지하 3층은 3곳(1180면), 2층은 25곳(2753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총 137곳 중 나머지 108곳은 모두 지하 1층 주차장으로 면수는 9284면을 차지한다. 이는 일과 시간에 이용이 많은 상가·오피스 주차난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나주혁신도시 공공기관도 직원수 대비 주차장 '턱 없이 부족'
혁신도시 주차장 부족은 16개 공공기관의 부족한 주차면도 크게 한몫하고 있다.
각 공공기관은 내부 근무자 외에도 전국에서 업무를 보기 위해 찾는 방문객이 끊이지 않고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고려하면 주차면수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기관별 직원수 대비 주차면을 살펴보면 ▲한전-1713명·908면 ▲한전KPS-501명·349면 ▲한전KDN-1201명·541면 ▲전력거래소-442명·215면 ▲한국농어촌공사-698명·570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497명·218면 ▲한국농촌경제연구원-189명·196면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96명·53면 ▲농식품공무원연수원-72명·351면 ▲한국문화예술위원회-144명·72면 ▲한국콘텐츠진흥원-305명·109면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185명·143면 ▲우정사업정보센터-802명·313면 ▲한국인터넷진흥원-557명·230면 ▲국립전파연구원-136명·127면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250명·112면 등으로 파악됐다.
16개 공공기관 전체 직원수는 7698명인 반면 주차면수는 4507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직원수는 협력업체 인원은 제외된 것으로 실제 각 공공기관의 상주인원은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나주시 부족한 혁신도시 주차난 해소 방안 있나?
나주시는 '혁신도시 복합혁신센터'가 준공되면 216개 주차면을 확보할 수 있어서 지난달 31일 운영을 종료한 '임시 주차장(400면)'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복합혁신센터는 지난해 가을 잦은 비로 준공 시기가 4개월 연장돼 내년 9월 준공 예정이어서 임시공영주차장 이용자들은 당분간 불편이 예상된다.
나주시는 도심 주차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유료주차장 '기피 현상'을 꼽는다.
음식점이 밀집한 상가의 경우 대부분 1시간 주차는 무료이지만 이후부턴 요금이 과금 된다. 이렇다 보니 점심시간 이후에는 노상 무료 주차면이나 수변공원 공영주차장 등으로 차량이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나주시는 지자체가 시민 편의를 위해 무한정 무료 주차장을 운영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인근 시 단위 지자체의 경우 모두 공영주차장을 유료로 운영하고 있는 점도 한 이유다.
나주시는 무질서한 주차 문화 개선과 타 지자체 공영주차장 운영 사례, 시대 흐름에 맞춰 공영주차장 유료화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조례제정과 의견 수렴 등을 거칠 예정이다.
현재 혁신도시 내 공영주차장은 호수공원, 전망대, 노상 등 총 9곳·1566면이다.
향후 유료화에 대비해 무인 정산시스템과 입·출입 차단기, 폐쇄회로(CC)TV 설치 등을 완료했다.
나주시의 유료화 기본 방안은 시민의 경제적 부담 완화를 위해 최소 비용을 과금하는 것이다.
그러나 일명 '공영주차장의 사유화'를 일삼는 캠핑카 등 차량 장기 얌체 주차족들에겐 주차료 폭탄을 안겨줄 방침이다.
나주시는 도심 내 주차난 해소를 위해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활성화 캠페인 전개, 일명 따릉이로 불리는 '공공 자전거' 도입,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운영 등 다양한 방안 마련을 강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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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