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문서 삭제' 직원에 상해, 박물관장 무죄…"정당방위"

직원이 업무용 문서를 고의 삭제하는 행동을 제지하려다 다치게 해 기소된 박물관장이 '정당방위'로 무죄 선고를 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단독 김희석 부장판사는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광주 소재 사설 박물관장 A(63·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3월 자신이 관장으로 재직 중인 광주의 한 재단 설립 박물관에서 직원 B(28·여)씨가 들고 있던 휴대전화와 서류를 잡아 뺏는 과정에서 B씨의 손목을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의 제지 행동으로 B씨는 오른쪽 근관절 염좌 등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당시 B씨는 박물관 내 컴퓨터에 저장된 공유 폴더 내 업무용 파일을 고의 삭제하고 있었다. A씨는 업무방해 행위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A씨는 B씨의 손목 등을 잡았고 B씨가 뿌리치는 과정에서 A씨가 넘어지기도 했다.

김 부장판사는 A씨의 행동이 B씨의 업무방해 등 위법 행위를 막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당방위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부장판사는 "A씨의 행위는 침해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 방법, 방어 행위의 긴급성 등을 고려할 때 정당방위에 해당하거나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상당한 행위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가 휴대전화를 잡아 올리거나 서류를 빼앗은 사실은 인정되나 물리적 힘의 정도와 행사 방법, 직후 B씨의 태도 등에 비춰 볼 때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과실로 인해 위법하게 상해를 가한 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거나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돼 무죄를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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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