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고속터미널 주상복합 실분양가 평당 2천만원대…강제옵션만 1억이상

발코니·천장에어컨·기타 품목 '무조건'
84㎡ 중층 기준 1억2494만원 더 내야
비데·음식물탈수기 등 배보다 큰 배꼽

충북 청주지역 역대 최고 분양가를 24%나 올린 청주고속터미널 주상복합 아파트가 1억2000만원 이상의 강제옵션 비용까지 별도 책정하면서 '초고분양가' 논란에 기름을 붙고 있다.

계약 의무사항인 이 비용을 더하면 3.3㎡당 실분양가는 2000만원을 넘게 된다.



16일 시행사가 공개한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 2차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발코니 확장 및 추가설치품목'에 관련 유상옵션을 반드시 계약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발코니 확장,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 기타 추가설치품목으로 구성돼 있는 필수 유상옵션만 최소 1억2494만원에 달한다.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7평)의 발코니확장은 1800만원, 천장형 시스템 에어컨은 1380만원, 기타 추가설치품목은 9314만원의 가격이 책정됐다.

기타 추가설치품목에는 3연동 중문, 간접조명, 아트월, 우물천정, 월패드, 빌트인 전기쿡탑, 독립형 후드, 붙박이장, 강마루, 조명형 장식장, 시스템선반, 전기인덕션, 풀파티션 샤워부스, 비데, 아일랜드 식탁, 파우더장, 드레스룸 시스템선반, 욕실특화패키지, 음식물탈수기, 주방TV, 주방팬트리, 층상배관, 세대별 창고 등이 포함됐다.

사실상 강제비용인 옵션을 더하면 84㎡A 중층(16~25층) 공급가는 7억5294만원(분양가 6억2800만원), 고층(36~48층) 총 7억5294만원(분양가 6억5300만원)으로 치솟는다.

3.3㎡당 평균 분양가 1695만원과 달리 실분양가가 중층 2035만원, 고층 2100만원인 셈이다. 펜트하우스인 197㎡ 타입은 유상옵션 가격만 2억2541만원에 이른다.

가경동 주민 윤모(45)씨은 "분양가 1695만원도 놀라운데 옵션 장난질에 한 번 더 놀랐다"며 "취득세, 중도금 이자까지 더하면 국평(84㎡)이 8억원이나 하는데, 서민은 거들떠도 못 볼 지경"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시행사인 ㈜우민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심상업지역 내 위치하고 고난이도 역타공법 시공 등을 한 점이 택지비 상승 요인"이라며 "착공 후 상승한 원자재·인건비와 고금리, 고속터미널 복합개발사업에 따른 부대 비용도 영향을 받았다"며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이어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아 임의로 분양가를 정할 수 있음에도 시의 주거 물가 안정 정책에 적극 부합하고자 합리적으로 책정했다"며 "추가설치품목 금액은 최근 청주 주상복합 분양사례와 비슷한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자평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급 주거단지를 컨셉으로 짓고 있는 건 알고 있지만, 강제옵션 비용이 너무 비싸다"며 "지난해 주상복합 최고가를 찍은 더샵오창프레스티지(3.3㎡당 1363만원)가 600여가구 미계약된 상황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청약을 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앞으로 청주 분양가 상승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시행사가 너도나도 민간택지에 고급 아파트를 표방하며 고분양가를 산정하면 사실상 막을 길이 없다"고 우려했다.

힐스테이트 청주센트럴 주상복합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고속터미널 부지에 지하 6층~지상 49층 258가구(전용면적 84~197㎡) 규모로 건립 중이다.

청주지역 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2021년 900만원대, 2022년 1000만원대, 2023년 1100~1300만원대에서 올해 1695만원으로 급등했다. 후분양에 따른 강제옵션도 사상 처음이어서 실질적으로는 평당 2000만원선이 뚫렸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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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취재본부장 / 김은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