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싱크탱크 CSIS 한국석좌 현안 의견
북러 협정에 "냉전 동맹관계 되살려"
"北, 첨단 기술 요구하면 러 수용할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상호 군사지원 협정에 서명한 가운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 미국, 일본, 필리핀이 집단방위체제 구성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미국 싱크탱크에서 제기됐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와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0일(현지시각) '북러 안보 동맹' 현안 질의응답에서 "가장 직접적이고 적절한 대응은 미국, 일본, 한국 그리고 필리핀이 다음 달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집단방위체제(collective defense framework)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한미일 3국은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필리핀을 이 회의에 초청해야 한다며 "집단방위체제는 한 국가에 대한 위협이 모두에 대한 위협이라고 명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제재를 통해 압류한 북한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이들은 "지난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자산에 대해 동의한 것처럼 북한 금융 자산을 압류해 유사한 방식으로 이용하는 노력에 유럽을 참여시켜야 한다"고 권고했다.
압류한 자금은 북한 무기 피해자인 우크라이나인이나 인권탄압에 시달리는 북한 주민을 위해 사용될 수 있고,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에 대응하기 위한 정보전에 활용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미국과 유럽 등은 북한 군수품에 어떤 서방 부품이 사용되는지 파악하고, 이러한 거래에 관여한 모든 기업에 세컨더리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정에는 어느 한쪽이 전장 상태에 처할 경우 유엔헌장 51조와 각국 법률에 준해 모든 수단으로 군사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양국 군사협력이 한층 심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차 석좌와 김 선임연구원은 "한쪽이 공격받을 경우 상호 지원을 약속해 냉전 시대의 오래된 양국 동맹관계를 되살렸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협정은 미국과 서방의 자유 질서에 대한 반감에 기반하고 있으며, 문서로 서명했다는 점에서 장기적인 약속이라고 풀이했다.
미국 안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봤다.
이들은 "김정은이 강경한 협상을 밀어붙여서 북한산 탄약 공급의 대가로 첨단 핵과 미사일 기술을 요구한다면 푸틴은 그러한 기술을 제공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북한은 첨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핵잠수함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를 회피할 수 있는 핵무기를 배치하는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러한 위협에 맞서 싸울 수 있지만, 이는 대만의 긴급상황을 준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보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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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외교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