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제단·토기·청동방울 출토…"나주 자미산은 하늘과 통했다"

자미산 제사유적 발굴 성과 공개 현장설명회 열려
고대부터 고려시대 추정 제사 관련 건물지·유물 등 확인
2011년 자미산성서 백제지명 새겨진 기와 등도 출토

고대 영산강 유역의 마한(馬韓) 고분군이 위치한 전남 나주시 반남면 자미산 정상부에서 천제를 올리던 '고대 제사유적'이 발견돼 역사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이곳 야산 자미산성에선 지난 2011년 5월 백제지명이 새겨진 명문기와 등 다수의 유물이 출토돼 영산강 고대문화권과 백제와의 연관성을 밝힐 역사적 실마리를 확보하기도 했다.



23일 나주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하늘봉으로 불리는 나주 자미산 북쪽 정상부에서 '자미산 제사유적' 발굴 성과를 공개하는 현장 설명회가 열렸다.

설명회엔 윤병태 나주시장과 시굴·발굴을 주관한 동서종합문화재연구원 박철원 원장,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 이정호 동신대 교수, 학계 관계자, 주민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자미산 제사유적 발굴은 전남도의 마한조사권 조사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추진됐다.


발굴 조사 결과 고대부터 고려시대까지 제사를 지낸 것으로 추정되는 제단(祭壇)과 건물지, 제사에 사용된 토기류 등이 확인됐다.

제단은 돌로 둘러싸인 타원형의 토단(土壇) 형태를 띠고 있으며 토단 위에는 제사 의식(제의)과 관련된 나무 기둥 흔적이 발견됐다.

토단 안팎에선 제의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삼국시대 옹관편과 영산강유역 토기인 새발무늬토기편(조족문토기편), 통일신라시대 토기편, 고려시대 청동방울 등이 출토됐다.



이처럼 출토 유물로 보아 역사학계에선 자미산 제사터가 반남고분군이 축조되던 고대 마한시기부터 통일신라시대를 거쳐 고려시대까지 계속해서 제사 의식이 열렸던 장소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11년 제사유적이 위치한 자미산에선 전남기념물인 자미산성과 토전 건물지(흙벽돌로 바닥을 깐 건물지) 외 여러 건물지가 발굴되기도 했다.

당시 발굴조사에선 반남의 옛 지명인 반나(내)부리(半乃夫○)가 새겨진 기와가 수습되기도 했다.

이에 반남면 주민들은 반남마한유적보존회를 주축으로 매년 자미산에서 '천제'와 신촌리 9호분 성묘제를 지내며 마한인의 후손으로서 역사 문화를 계승해 오고 있다.




김상태 국립나주박물관장은 "이번에 발굴된 제사유적은 산 정상부의 입지 조건과 반남고분군, 자미산성 등 주변 유적과 연계해서 보면 삼국시대 이후 고려시대까지 이용된 종합 유적임을 알 수 있다"며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큰 발굴 성과"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병태 시장은 "오래전 구전으로만 전해져오던 제사유적이 오늘날 실제 모습으로 드러났다"며 "자미산 천제의 근거 확보는 물론 고대 마한의 역사와 문화의 실체를 밝히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유구나 유물 확인을 위한 조사 확대와 함께 학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학술대회 개최 등을 통해 나주 자미산 종합 유적이 국가사적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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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 김금준 대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