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제주 서부서 경찰관 징역 10월·집행유예 2년
10여건의 사기 사건을 고소인과 고발인의 동의 없이 반려시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주 현직 경찰관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이 경찰관은 강등 처분을 받았다.
제주지법 형사1단독 여경은 부장판사는 공전자기록위작 위반 및 형사사법절차 전자화 촉진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사 A(50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7일 밝혔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제주서부서 경제 범죄 수사팀에 근무하면서 10여건의 사기 사건을 고소인과 고발인의 동의 없이 '반려' 처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반려는 고소·고발, 진정 등 민원인이 접수한 사건이 범죄 요건에 성립하지 않거나 더 이상 사건 진행을 원하지 않을 경우 이뤄진다. 그 전에 고소인과 고발인에게 사유를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
A씨는 이 같은 절차를 무시하고 상사의 계정을 이용해 형사사법정보시스템 킥스(KICS)에 접속, 자신이 처리한 반려 사건을 결재(승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2021년 그가 병가로 자리를 비운 사이 업무를 대신하는 수사관들에 의해 드러났다. A씨는 이후 직위해제 조치됐다.
제주경찰청은 2021년부터 A씨의 반려 처리 사건 10여건에 대한 재수사를 벌였다. 이 가운데 7건은 사기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송치했다. 개별 사건 당 최대 피해 금액은 6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여 부장판사는 "피고인(A씨)은 경찰 공무원으로서 최일선 경제 범죄 수사의 신뢰를 추락시켰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려 엄벌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여 부장판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인력이 충원되지 않아 업무가 가중된 점, 30년 이상 성실히 근무한 점, 당시 건강 상태가 매우 악화된 점, 초범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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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취재부장 / 윤동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