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신청도 안한 왕우렁이가 농가배달?…"조사 필요"

제초용 논우렁이 공급 사업, 미신청 농가 배달
지자체, 왕우렁이 공급업체에 보조금 80%지원
"보조금 커 혈세낭비"…함평군 "전수조사 예정"

신청도 하지 않은 논 잡초 제거용 왕우렁이가 마을 농가에 배달되고 있다는 민원이 제기돼 함평군이 조사에 나선다.



30일 함평군 등에 따르면 최근 한 왕우렁이 사업 미신청 농가에 우렁이가 배달돼 조사가 필요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고령의 주민이 운영하는 한 농가에선 관련 사업을 신청하지 않았지만 왕우렁이가 배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함평군은 매년 논 잡초 제거를 위해 '논벼 재배 농가 왕우렁이 공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농가가 사업을 신청할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왕우렁이 공급업체에 보조금 80%를 지원하고, 농가가 20% 부담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왕우렁이가 어린 모도 먹어 치우는 경우가 있어 왕우렁이 농법은 농가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실정이다.

이 밖에 일부 면에서는 왕우렁이가 제대로 배달되지 않거나 버려져 채 풀숲이나 수로에 방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누군가 왕우렁이 사업을 임의 신청·납부해 보조금을 받아 부당 수익을 올린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했다. 생태교란종인 왕우렁이가 논에 관리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다고도 했다.

한 마을 관계자 A씨는 "한 리의 경우 최소 6년간 왕우렁이가 10곳 이상 미신청 농가에 공급됐다"며 "사업의 80%가 보조금으로 지급되고 있는데 혈세 낭비가 아닌지, 부당 이익은 없었는지 관리·감독이 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함평군은 고령 주민에게 방송으로 신청을 안내하다 보니 소통의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상황 파악을 위해 전수조사를 하겠다고 했다.

함평군은 "주민들의 신청·우렁이 공급 여부에 대해 각 면 읍에 전수조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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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영광 / 나권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