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단체가 강단에서 5·18 항쟁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언급, 왜곡한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민사 21단독 최윤중 판사는 9일 5·18기념재단, 5·18민주유공자유족회, 5·18부상자회가 박훈탁 전 위덕대 교수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장은 박 전 교수가 5·18재단 등 3개 단체에 각기 위자료 100만원씩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박 전 교수는 지난 2021년 3월 자신의 수업에서 '5·18을 북한군이 저지른 범죄이자 시민 폭동'이라고 주장해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5·18 단체 측은 "박 전 교수가 이미 허위 사실로 밝혀진 북한군 개입설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근거 있는 주장이라며 역사적 사실로 단정한 발언은 허위 사실을 적시한 행위에 해당한다. 박 전 교수의 주장은 5·18민주화운동의 사회적 가치와 평가를 저해, 5·18단체에 무형의 손해를 끼쳤다"며 소송에 나섰다.
그러면서 박 전 교수가 5·18재단 등 단체 3곳에 각기 1000만원씩 위자료로 지급해야 한다고 청구했다.
재판장은 박 전 교수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그 범위에 대해서는 원고 청구 취지의 10%에 해당하는 배상액만 인정했다.
재판장은 "박 전 교수가 '북한군 개입설은 상당한 과학적 근거가 있다'고 말한 것은 허위사실로 판단한다. 허위사실을 적시해 5·18 단체 등이 입은 피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인정된다"면서도 "다만 손해배상 책임 범위에 대해서는 불법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피해 정도를 고려해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한편, 5·18 북한군 투입설은 여러 차례 펼쳐진 공식 조사에서 근거 없는 허위 사실로 판명됐다. 국방부도 북한개입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힌 바 있다.
법원 역시 2002년부터 현재까지 북한군 개입설에 대해 일관되게 허위사실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달 활동을 마친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도 북한군 개입설을 사실무근이라며 진상규명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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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본부장 / 최유란 기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