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동원 피해자 7명의 유족들 후신 기업에 손배 제기
상속 분 등에 따라 최대 1억원 위자료 지급 승소 판결
일제강점기 탄광 강제 노역으로 고초를 겪은 피해자 유족들이 전범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11민사부(재판장 유상호 부장판사)는 9일 강제동원 피해자 7명의 유족들이 니혼코크스공업(옛 미쓰이 광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피고인 니혼코크스공업 측이 원고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유족 12명에게 상속분에 따라 위자료 1333만3333원~1억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주문했다.
피해자들은 1940년 12월부터 1945년 12월 사이 일제에 의해 끌려가 일본 현지 비바이·스기나와·몬주 탄광 등지로 노무자로 고초를 겪었다.
이들은 노임 한 푼도 받지 못하고 식사 배급이 늘 부족해 굶주려야 했다. 탄광 내 낙반 사고로 허리·다리를 다쳐 각종 후유 장애에 시달리다 귀국 이후 얼마 못 가 숨지거나, 진폐증·시력 저하·불면증 등으로 평생 고통받기도 했다.
특히 피해자 중 1명은 일본 관동군에 강제 징병돼 2년간 복무하다 부상을 입고 전역, 고향에서 농사를 하던 중 또다시 탄광으로 끌려갔다. 해방되던 1945년 12월까지 탄광 강제 노역을 하다 가까스로 귀국했으나, 부모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했다.
피해자 지원 단체인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 심의·결정통지서 심의 조서 등을 근거로 유족과 함께 지난 2019년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제 송달로 보낸 소송 서류를 일본 정부가 제때 전달하지 않는 등 문제로 소 제기 5년 2개월간 지연되다, 이날 1심 선고가 났다.
니혼코크스 측 변호인은 재판 과정에서 "원고들의 청구권은 모두 소멸시효가 소멸됐다. 미쓰이 광산에 강제 징용됐다는 사실을 입증할 만한 객관적 증거가 없다"고 줄곧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측 법률 대리인은 "80여 년 전 발생한 강제동원 피해 당사자가 모두 사망하고 기록을 찾기 쉽지 않았지만, 재판부가 강제동원 피해 심의·결정 내용을 토대로 대부분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원고 3명은 청구액이 모두 인용됐다. 나머지 원고들은 상속분에 따라 일부긴 해도 위자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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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사회부 / 박광용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