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하드 음란물 유포 방조' 양진호, 2심도 징역 5년

재판부 "지위 활용해 큰 책임…영상물 피해자 고통 컸을 것"

'웹하드 카르텔'을 구성해 조직적으로 음란물 유포를 부추기고 방조한 혐의를 받는 양진호 전 한국미래기술 회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1부(고법판사 문주형 김민상 강영재)는 최근 업무상횡령,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양 전 회장의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이같이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7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웹하드 업체 위디스크, 파일노리를 설립·운영하면서 오랜 기간 다수의 지적재산권 침해 영상, 음란물 등의 유포를 방조했다"면서 "또 각 업체 운영사 등 여러 회사 지분 전부를 소유하면서 운영에 절대적 지위를 향유한 바 음란물 등 유포에 대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유포된 음란물 중에서는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되거나 유출된 성관계 영상물 등도 포함돼 있다"며 "피고인의 범죄로 영상물 등에 촬영된 사람들이 겪었을 고통과 괴로움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양한 방법으로 회사의 자금을 개인적 용도에 사용하기도 했다"며 "이와 같은 횡령, 배임행위로 인한 이득액 내지 피해액이 약 111억원에 이르며, 개인적 물품을 구입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세금계산서 등을 허위로 수취, 발급하기도 해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파일노리, 위디스크 등 웹하드와 필터링 업체의 실소유주인 양 전 회장은 2017년 5월부터 2019년 7월까지 해당 업체에서 음란물 유통을 조직적으로 조장, 방조해 수백억원의 이익을 올린 혐의 등으로 2019년 8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또 자회사 매각 대금 등 8개 법인의 자금 수백억원을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차명 통장 등으로 빼돌려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공소사실 중 양 전 회장이 회삿돈을 횡령해 미술품, 음향기기, 안중근 의사 친필 등을 구입했다는 부분과 회사 소유 주식의 매각 대금을 횡령했다는 부분 및 그와 관련된 조세포탈 부분 등에 대해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됐던 미술품, 고급 오디오, 안중근 의사 친필 등을 구입해 업무상 횡령을 한 혐의 일부를 유죄로 뒤집었다.

업로더들과 공모해 음란물을 유포한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에서 무죄로 뒤집어 판단했다. 음란물 유통 방조는 인정되나 음란물유포의 공동정범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편, 양 전 회장은 이 사건과 별개로 강요 등 혐의로 징역 2년과 3년을 분리 선고받아 그 판결이 확정됐으며, 특경법상 배임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지난해 대법원에서 그 형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 판결이 확정되면 총 12년의 징역형이 확정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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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본부장 / 이병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