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식량 가격 5개월 만에 하락…유지류·육류·설탕은 상승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 120.8p…전월 대비 0.2%p↓
곡물(-3.8%)·유제품(-0.1%) 하락…유지류·육류·설탕↑

지난달 세계 식량 가격이 5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유지류, 육류 및 설탕 가격은 상승한 반면 곡물과 유제품 가격은 하락했다.

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2% 하락한 120.8포인트(p)를 기록했다.



FAO는 24개 품목에 대한 국제가격 동향(95개)을 조사해 5개 품목군(곡물, 유지류, 육류, 유제품, 설탕)별 식량가격지수를 매월 작성·발표한다. 2014~2016년 평균값을 100으로 이보다 높으면 인상, 낮으면 하락으로 평가한다.

세계 식량 가격 지수는 지난해 7월(124.6p)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지만 지난 3월 오름세로 돌아선 후 지난 5월까지 세 달 연속 증가했다. 6월에는 5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이후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지난달 곡물 가격 지수는 북반구에서 겨울밀(winter wheat) 수확이 진행되면서 밀 공급량이 증가한 영향으로 전월보다 3.8% 하락한 110.8p였다.


캐나다와 미국에서도 많은 양의 봄밀(spring wheat) 수확이 기대되면서 국제 밀 가격 하락이 이어졌다. 국제 수요 둔화 및 수출 경쟁 심화도 밀 가격 하락에 기여했다.

옥수수 수출 가격도 하락했는데 아르헨티나 및 브라질에서 예년보다 빠른 속도로 수확이 진전됐고 미국에서도 작황이 평균보다 좋았기 때문이다. 국제 쌀 가격은 거래 저조의 영향으로 하락하였다.

유지류는 전달보다 2.4% 상승한 135.0p로 집계됐다. 팜유는 주요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 기대보다 생산량 증가폭이 작았고 반면 국제 수요는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가격이 상승했다.

국제 대두유 가격은 미주 지역에서 바이오연료 분야 수요가 굳건히 유지되면서 상승세가 지속됐다. 해바라기씨유와 유채씨유의 경우 주요 생산국들의 작황 전망이 좋지 않아 가격이 상승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119.5p로 전월보다 1.2% 상승했다. 소고기의 경우 오세아니아 지역의 도축량 감소 시기와 맞물려 국제 수입 수요가 늘어나 가격이 상승했다.

국제 가금육 가격은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높은 수입 수요, 조류 인플루엔자 등 가축 질병에 따른 공급 부족 우려가 겹쳐 가격이 상승했다.

반면 돼지고기는 가격이 하락했다. 서유럽산 돼지고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과잉 공급이 발생했는데 중국이 유럽연합(EU)산 돼지고기 반덤핑 조사를 개시한 점, 아프리카 돼지 열병(ASF) 발생 등도 교역 감소 및 가격 하락에 영향을 줬다.

유제품 가격은 전월보다 0.1% 낮아진 127.7p였다. 분유의 경우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계절적 요인으로 공급량이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유럽에서는 여름철 시장 거래 소강 등 영향으로 수입 수요가 낮아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버터는 서유럽에서 견고한 내부 수요, 재고 부족 및 계절적인 우유 생산량 감소의 영향으로 수출 가용량이 줄어들며 국제 가격이 상승했다. 치즈는 서유럽 내수가 활성화되며 가격이 상승했다.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해 온 설탕 가격지수는 120.2p로 전월보다 0.7% 상승했다. 설탕은 브라질의 7월 상반기 생산량이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인도와 태국에서 기상 여건이 개선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가격이 상승했다.

브라질에서 건조 기후가 지속돼 산출량 감소가 우려되는 점, 에탄올 가격이 상승 추세인 것도 설탕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줬다.

정부는 일부 식품 원재료의 국제가격 상승에 따른 식품기업의 경영 부담 완화 및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 원당·설탕·해바라기씨유 등 식품 원재료에 대해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여름 휴가철 수요가 많은 돼지고기 가격 안정을 위해 주요 대형 마트 등에서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돼지·닭 농가의 폭염 피해 최소화를 위한 현장 기술지원도 실시하고 있다. 정부는 향후로도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시장 상황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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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