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사고 당해 치료 받다가 사망
40년여 만 순직 인정…진상규명 결정도
1심 "순직 결정하고 통지했단 자료 없어"
"군 복무 중 사망…보상 못 받는 건 부당"
군대에서 숨진 지 40여 년 만에 순직이 인정되고 이후 군 복무 중 사망에 대한 진상규명이 이뤄졌다면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는 1심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부장판사 이정희)는 지난 5월28일 A씨 유족이 국군재정관리단장을 상대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불가 결정 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지난 1950년 육군에 입대해 복무하던 중 1956년 1월께 사망했는데 같은 해 11월께 A씨에 대한 사망신고가 이뤄졌다. 이후 육군본부는 1997년 A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하는 재분류 결정을 내렸다.
군 사망사고 진상규명위원회는 2021년 군 복무 중이던 A씨가 막사신축사업에 동원됐다가 사고를 당했고, 이후 육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다며 A씨의 사망이 군 복무와 관계가 있다는 진상규명 결정을 했다.
A씨 유족 측은 국군재정관리단(관리단) 측에 A씨의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청구했으나 관리단 측은 A씨의 사망 통지를 받은 지 5년이 지나 시효가 완성됐다며 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유족 측은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유족은 "A씨의 사망통지서를 수령하지 못했기 때문에 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며 "사망신고일을 사망통지서 수령일로 추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 사망 당시 자녀는 만 3세였으며 관리단 측이 1997년 A씨에 대해 순직 재분류 절정을 하면서도 유족 측에게 이를 통지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시효완성 항변은 신의칙(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1심은 이 같은 유족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소멸시효 완성을 이유로 군인사망보상금 지급을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망인(A씨)의 사망 무렵 원고(자녀)는 만 3세에 불과하여 구체적인 사망 경위를 알 수 없었다"며 "원고가 아무런 설명을 듣지 못한 상태에서 군인사망보험금 청구를 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고 했다.
또 "육군본부는 1997년 비로소 망인에 대해 순직 재분류 결정을 했고, 위 사실을 원고에게 통지했다는 자료가 없다"며 "(순직 재분류 결정) 이전에 원고가 군인사망보상금 지급 청구를 했더라도 인용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진상규명위원회가 2021년 '망인의 사망과 군 복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내용의 진상규명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객관적으로 원고가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사유가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망인이 군복무 수행 중 사망했음에도 원고가 군인사망보상금은 물론 국가배상 등 어떠한 금전적 보상도 받지 못하게 된다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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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