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값 급등에 축산물도 안심 못한다…추석 앞둔 밥상물가 비상

배추 도매가격 전년比 47%↑…8~9월도 고공행진 예상
폭염에 따른 폐사 가축수 전년비 35만마리 달해 60%↑
가축전염병 잇따라 발견…정부 전염병 확산 방지 총력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 밥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달 장마 이후 전국적으로 폭염이 이어지며 배추를 비롯해 채소류 가격이 급등하고, 35만 마리가 넘는 가축이 폐사하는 등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가축 전염병 확산도 새로운 변수다. 소 바이러스성 질병인 럼피스킨(LSD)이 9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도 올해 7번째 발병 사례가 확인됐다. 추석을 앞두고 가축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축산물 가격도 급등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배추 상등급 1포기 도매가격은 5622원으로 전년대비 47.8% 올랐다. 평년대비로는 54.1%의 증가세를 보였다.

배추 중등급 1포기 가격은 전년대비 132.5%, 평년대비 90.9% 올랐다. 하등급은 전년대비 231.9%, 평년대비 161.9%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재배 면적이 줄어든데다 여름 배추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8~9월에도 배추가격의 고공행진을 예상했다. 8월에 비축물량이 시장에 풀렸는데도 불구하고 전년대비 5.4% 가량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올랐다. 9월에도 이런 상황이 지속되며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와 상추, 당근 등 주요 채소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무(상등급)의 경우 1개당 1977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대비 14.9%, 평년대비 43.9% 오른 가격이다. 중등급과 하등급 무는 1개당 1627원, 1071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상추는 4㎏ 기준 4만6064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대비 54.0% 오른 가격이다. 평년 대비로는 5.1% 가격이 올랐다. 시금치(4㎏)와 당근(1㎏)은 6만7176원, 3417원으로 평년대비 16.8%, 81.5% 올랐다.

농식품부는 배추 가격 안정화를 위해 2만3000t의 봄배추 비축분을 적극 활용해 하루 200~300t까지 탄력적으로 방출하고, 공급 물량이 부족할 경우 비축 배추 공급량을 현재 하루 400t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무, 상추, 당근의 경우 8월말로 갈수록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폭염이 이어지면서 병해충 발생률이 높아지고, 가을 태풍 발생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수급 안정에 만전을 기한다는 계획이다.


소·돼지 등 축산물 가격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6일 기준 폭염에 따른 폐사 가축수는 전년동기대비 59.5% 늘어난 총 35만4000여 마리로 나타났다. 축종별로는 ▲닭 32만2000여 마리 ▲돼지 2만7000여 마리 ▲오리 5000여 마리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식품부는 지방자치단체 및 생산자단체 등과 '축산재해대응반'을 꾸려 현장을 점검하며 축산 분야의 폭염 피해가 확산되지 않도록 차광막, 환풍기, 스프링클러 등 시설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지만 지속되는 폭염으로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최근엔 LSD와 ASF가 잇따라 발견되면서 축산물 가격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축 전염병이 확산될 경우 축산물 가격 상승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경기 안성시 소재 한우농장에서 피부결절 등 의심증상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LSD 양성이 확인됐다. 지난해 11월18일 경북 예천에서 발생한 이후 8개월여 만에 다시 발생한 것이다.

같은 날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경북 영천시 소재 양돈농장(1490여 마리 사육)에서 돼지 폐사 등 신고에 따른 정밀검사 결과 ASF 양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올해 들어서만 7번째 ASF 확진이다.


정부는 당장 소와 돼지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폭염에 따른 닭 폐사량이 전체 사육 규모 대비 0.16%, 돼지가 0.24% 등으로 비중이 낮은데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농장의 돼지 사육 마릿수는 전체의 0.01% 수준으로 살처분이 국내 돼지고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소 살처분 규모도 343만마리 중 6마리로 급에 미치는 영향은 극히 미미할 것으로 봤다.

정부는 다만 전염병이 추가 확산될 경우 추석 성수기 축산물 물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만큼 정부는 전염병 확산 방지에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LSD 가축질병방역대책본부와 ASF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와 지자체가 참여하는 중수본 회의를 열고 향후 출입통제, 살처분, 백신접종 등 긴급방역조치를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박범수 농식품부 차관은 "LSD는 주로 매개곤충을 통해 전파되는 특성상 광범위한 지역에 급속하게 전파될 우려가 있다"며 "경기도뿐 아니라 전국 모든 지자체가 경각심을 갖고 백신접종과 매개곤충 방제 등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또 "올해 경북지역에서는 ASF에 감염된 야생 멧돼지가 다수 발견되고 있는 등 위험성이 매우 높은 상황임에도 일부 돼지농장의 방역 수준이 아직 미흡하다"며 "지자체에서는 꼼꼼히 점검해 미흡한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해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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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윤환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