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임대주택 공사 중 강릉시에 급수신청
강릉시, 6억1900여만원 상당 부담금 부과
LH "수도시설 신설·증설 없었다" 1·2심 승
대법 "원인 제공만 해도 부담금 부과 가능"
주택단지 공사 과정에서 수도시설의 신설·증설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수도공사의 원인을 제공했다면 관련 비용을 부담하게 해야 한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강릉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LH는 지난 2014년 5월 강원도 강릉시 일대에 국민임대주택 건설사업 공사에 착공해 2016년 7월께 준공했다. LH 측은 공사가 진행 중이던 2015년께 강릉시 측에 급수신청을 했다.
강릉시는 상수도원인자부담금 산정·징수 등에 관한 조례(조례)를 근거로 LH 측에 6억1900여만원 상당의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처분을 내렸고, LH는 이를 모두 납부했다.
이후 LH는 강릉시 처분에 반발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 과정에서 LH 측은 주택건설사업 중 수도시설의 신설 및 증설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원인자부담금 부과 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과 항소심은 LH 측의 주장을 받아들여 강릉시가 LH에 내린 상수도원인자부담금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원인자부담금은 수도시설의 신설 또는 증설공사 등이 필요한 경우 수도사업자가 공사비용을 원인제공자에게 부담시키는 것"이라며 "이 사건 사업으로 신설 및 증설된 수도시설이 없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 다툼이 없는 이상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역시 "세부적인 부과금액에 관해 정하고 있는 조례에 따르면 강릉시가 근거 조항을 잘못 적용해 원인자부담금을 잘못 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위 판결에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수도시설의 신설·증설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주택단지인 수돗물을 많이 쓰는 시설을 설치해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원인만 제공한 경우에도 원인자부담금 부과가 가능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원고(LH)는 이 사건 조례의 주택단지와 산업시설 등 수돗물을 많이 쓰는 시설을 설치해 수도시설의 신설·증설 등의 원인을 제공했기 때문에 수도공사가 필요한 경우가 아니더라도 원고에게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 사업에 따른 시설이 피고(강릉시)의 기존 급수구역 내에 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원인자부담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수도법 및 조례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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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검찰 / 김 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