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의원 최고위원 낙선·8명 중 7위
호남정치 한계·각자도생 정치풍토 원인
지역인재 키우고 정치 다양성 회복해야
호남 정치가 위기를 맞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심장부'라는 말이 무색하게 호남 지역구 국회의원의 지도부 입성이 번번이 좌절되면서 호남이 정치 변방으로 고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 인재를 키우고 정치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8일 민주당 전국당원대회 결과 지도부에 입성할 최고위원 5명은 김민석(18.23%), 전현희(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12.30%) 의원으로 확정됐다.
유일한 비수도권 지역구 후보이자 호남 대표로 최고위원에 도전했던 민형배 의원(광주 광산을)은 전체 후보 8명 중 7위(9.05%)에 그쳐 쓴 잔을 마셨다.
지역 당원의 지지에 힘 입어 광주·전남 순회경선에서 5위까지 오르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으나 수도권과 서울 경선 결과는 참담했다.
수도권과 서울에 거주하는 호남 출신 당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어 실낱 같은 희망을 걸었으나 역부족이었다.
민 의원의 지도부 입성 실패는 민 의원 개인기 부족도 원인이지만 호남 지역구 의원들의 역량 부족과 각자도생식 정치 풍토도 한 몫을 했다는 비판이다.
전당대회 기간 중 '정치 9단'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이 '민형배 구하기'에 나서 호남 정치의 위기감을 절박하게 호소했으나 확산되지 않은 채 사그라들었다.
이번 전당대회로 민주당의 수도권 중심 일극체제가 고착화되면서 호남 정치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호남은 지난 21대 국회 이후 전북 한병도, 전남 서삼석, 광주 송갑석 의원 등이 자력으로 지도부 입성에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해 '4연패'를 기록했다.
지역 정치권 안팎에서는 지금부터라도 지역 인재를 키우고 국회의원들이 호남정치 복원에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주 국회의원 8명 중 민 의원만 재선이고 나머지 7명은 모두 초선으로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
반면 전남은 국회의장 물망에 올랐던 박지원 의원(해남·완도·진도)이 5선이고,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4선, 행안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정훈 의원(나주·화순)과 서삼석 의원(영암·무안·신안)은 3선 고지에 올라 그나마 호남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무게감을 갖고 있다.
박지원 의원은 "호남의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지역민에 죄송한 마음이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후배 의원들을 독려해 도전하고 호남정치를 복원하는 데 매진하겠다"며 "호남은 민주당과 함께 정권 교체 선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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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 장진우 기자 다른기사보기